▲최문순 강원도지사.
성낙선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6·4지방선거는 "지난 2011년 보궐선거보다 더 힘든 선거였다"라면서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조직이 워낙 열세인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다 보니, 굉장히 쫓기는 선거를 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선거에서 강원도민들이 이전과 같이 특정 당에 무조건 도장을 찍는 식이 아니라 특정 인물과 정책을 확인하고 나서 "정교하게 투표를 했다"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유권자들이 아주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소감을 덧붙였다.
최 지사는 또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강원도민들이 자신을 선택한 것을 보고는 "이젠 보수냐 진보냐로 구분을 해서 투표를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강원도민들의 투표 성향에 일정한 변화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 이번 선거는 지난 2011년에 있었던 보궐선거와는 다른 경험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당선 소감을 말씀해 달라."보궐선거 때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일대일 선거, 당의 대표 인물을 내세운 당 대 당 선거였다. 그래서 역량이 비슷한 사람끼리 대결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국 선거를 하다 보니까, (후보 간에) 역량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선거를 치르게 됐다. 그 결과 강원도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롯해) 새누리당 국회의원 9명, 시장·군수·도의원·시의원·군의원 등과 맞서 선거를 치러야 했다.
전체적으로 한 10대 1의 선거를 한 셈이다. 그래서 그때보다 힘들었던 선거였다. 상대는 후보 1명과 국회의원 9명, 그래서 10명이었다. 이번에 시장·군수 선거 결과만 봐도, 15대 2대 1이다. 새누리당이 15, 무소속이 2, 새정치민주연합이 1이다. 도의원은 38대 6였다. 시의원·군의원은 더 차이가 난다. 이렇게 조직이 워낙 열세인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다 보니, 굉장히 쫓기는 선거를 했다고 봐야 한다."
-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상대 후보를 만만하게 본 측면도 없지 않은데…."만만하게 보지는 않았다. 여론조사가 좀 그렇게 나왔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조직의 열세, 강원도의 정치적 관성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이 세 가지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나는 굉장히 힘든 선거로 봤다."
- 지난 5일 개표가 화제였다. 오전 5시가 넘을 때까지 당락이 결정나지 않았다. 혹시 이런 결과를 예상했나? "당시에 박빙일 것으로 보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엎치락뒤치락 할 정도로 보지는 않았다. 아무리 늦어도 오전 1~2시에는 끝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결국 날이 동이 틀 때까지 갑갑한 시간을 보냈다. 여하튼 나는 이번 선거에서 (지난 임기 동안의) 내 경력이 인정된 점 그리고 강원도민의 반은 저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질책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가 점점 더 좁혀졌다. 최흥집 후보의 그 같은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나? "최흥집 후보 개인이 가진 힘이라기보다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새누리당이 가진 조직, 조직력의 강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 그리고 강원도의 정치적 관성 등이 융합됐다. 그러면서 본래 새누리당의 실력이 나온 것이다. (선거 전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차이가 많이 나온 것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가 바로 강원도의 현재 정치 지형이다.
세밀하게 따져 보면, 지난번 보궐선거(2011년 4월)에서 엄기영 후보와 붙었을 때와 표 분포가 거의 똑같다. 그 당시 내가 2만5000여 표 차이로 이겼다. 이번에는 1만3000여 표 차이로 이겼는데, 여기에 1만2000여 표는 진보정당 (이승재 후보에게 간) 표였다. 진보정당 지지표가 내게 왔으면, 결국 똑같아진다. 정치적인 분포로 보면, 지난번 선거와 거의 비슷하다."
- 그 말은 지난 3년 사이 최 지사 지지도에서 별 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얘긴데…."결국 이번 선거는 지난 번 표를 방어하는 선거였다. 겨우 방어했다고 봐야 한다(웃음). 그런데 그 사이에 어떤 정치 변화가 있었냐 하면, 총선과 대선이 있었다. 총선과 대선 당시 강원도에서 우리(새정치민주연합)이 완패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 이런 관성이 관철되는 것을 겨우 막아냈다고 해석하고 있다."
"유권자, 이젠 진보-보수 나뉘어 투표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