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희훈
- 사고 자체도 문제였지만, 정부의 대처 방식에도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그렇지. 그게 말이야, 우리와 같은 서방 나라들도 자본주의를 하고 있어요. 근데 말이야, 그들은 민주주의도 함께 발달해 왔어. 최소한으로 국민, 노동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갖고 있지."
- 우리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곧장) 그래. 우리는 오로지 성장이야, 성장만 했어. 자본가도, 정부도 말야. 게다가 그 사이 정부와 자본이 유착까지 돼 가지고 서민이나 노동자, 빈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던 거지. 그런 억압은 결국 터지게 마련이고, 그래서 4·19혁명이나 87년 민주항쟁 등이 나왔던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마치 하늘에 있고, 국민은 단지 땅에 있는..."- 그래서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이뤘다는 평가도 있지 않습니까."그게 말이에요. 겉으로 보기엔 그래. 우리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해보지 못했어. 그 사이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자본, 재벌과 정부, 관료의 독재는 더욱 심화돼 온 거지. 국내 최대 재벌이라는 곳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노조도 없는 것이 당연시되는 나라잖아. 이명박(전 대통령)은 아예 대놓고 기업 친화(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외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이 개입한 부정선거에 휘말리고 말이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독재'라는 표현을 썼다. 자본가 계급이나 정부관료, 특히 대통령을 언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자리에서 이번 참사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을 두고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그의 말이다.
"난 말이야, 작년 대선 때부터 알아봤어. 박 대통령이 후보 때 인혁당 사건을 가지고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말이야. 자기 아버지 시대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것을 제대로 인정하지도 않은 사람인데…. 이번에도 거기(진도)까지 내려갔으면 유족들 손잡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되잖아. 그런데 안 했잖아. 왜 그렇겠어?"- 왜 그랬을까요?"내 생각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사람이야.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어요. 마치 대통령이 하늘에 있는 사람이야, 국민들은 땅에서 그냥 있는…."
그는 대통령의 '자격'을 꺼내 들었다. 김 교수는 아예 "박근혜 대통령이 된 다음에 한 게 뭐 있나"라고 되물었다.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외쳤을 때에도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결국 돌이켜보면 단지 '표'를 위한 정치적인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지금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 규제를 없애서 성장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철저히 기업가, 자본을 위한 정책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고도 정부가 규제 완화를 밀어붙치겠다면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권층 무너지더라도 큰 혼란 없을 것... 젊은 층이 국가 혁신 나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