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훔치는 진도주민세월호 침몰사고 13일째인 28일 오전 전남 진도 향토문화회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진도주민이 조문하고 돌아서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희훈
"나(내)가 죽어야지 젊은 애들이 죽어서야 쓰것나. 잘 커서 거기서 대통령도 나오고 장관님도 나오고 그랬을 것인디... 우리 같은 노인도 아니고 피어보지도 못한 꽃들이 졌으니, TV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으요."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13일째인 28일 오전.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전남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문계남(74)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할머니는 "내 손주들 같아서 가슴 쓰리고 기가 맥히제…."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사고가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탓에, 현재 이 곳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진도군 포구리에서 분향소를 찾은 박상림(80) 할아버지는 "우리 아이들을 저렇게 만든 건 순전히 인재"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함께 온 진도주민들은 사고가 난 맹골수로가 "물살이 어마어마하게 센 곳"이라며 "여기 사람들도 웬만하면 피한다"고 말했습니다. "험한 바닷길을 선장 마음대로 댕겨분께, 그라고 생때같은 아이들을…"이라며 화를 내던 할아버지 눈에는 그만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지난 26일(토) 문을 연 이곳 진도 합동분향소에는 28일 오전 11시 현재 1300여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관리자인 진도군청 직원 말로는, 조문객 중 상당수는 진도주민이지만 조문을 위해 부산·대구 등에서 직접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