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자원봉사자가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을 돌며 세탁물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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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까지 244개 단체 총 5000여 명이 진도를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민·관·군·기업이 따로 없었고, 성별·연령·직업·종교가 따로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 팽목항 등에 머무르며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달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본적인 생필품부터 급식, 의료, 세탁, 청소, 통화, 휴대폰 충전, 무선인터넷, 은행 업무 등 실종자 가족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이현우씨는 경기 여주에서 진도를 찾아 자원봉사에 나섰다.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일하던 경비업체를 그만뒀다. 이씨는 "제 또래 아이들이 안타까운 일을 당해 마음이 아팠다"며 "일 구하는 건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지만 실종자 가족을 돕는 건 이번 말고는 할 수 없을 거 같아 진도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어떤 준비든 돼 있으니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달라"며 "힘들겠지만 우리에게 의지해 준다면 꼭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믿는다.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은 아직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 기업의 봉사단원으로 참여해 팽목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운희씨는 "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그 분들이 있는 천막 근처에 가는 것조차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도 광주의 한 교회에서 급식 봉사를 하러 진도군 실내체육관을 찾은 신정필 장로(68)도 "아무리 맛있는 걸 해드려도 어찌 실종자 가족들을 달랠 수 있겠냐"면서 "그래도 실종자 가족들이 잠시 기운을 차려 끼니를 잘 챙겼으면 한다"고 위로했다.
"정부, 실종자 포기했나" 쓴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