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초기 대응을 비판하는 다음 아고라 글.
화면캡처
생존자들은 사고 당시 '객실 안에 차분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한 트위터리안(@no*****)은 "학생들에게 그냥 있으라고 한 것은 익사하라는 것"이라며 "정말로 한심한 안내방송"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리안 @co*******는 "여러 대형사고를 겪으며 우리나라도 이제 안전에 대해선 어느 정도 기본이 갖춰진 줄 알았는데, 거의 20년 전 것과 다를 바 없는 대응을 보니 참담하다"는 쓴소리를 했다.
'SOAR'이란 필명을 쓴 누리꾼은 16일 오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세월호 사고 대응이 상당히 아쉬워 유감스럽습니다'란 글을 남겼다. 그는 "오전 9시경 보도를 보면 배는 기울었지만 내부에 물이 완전히 차오르지 않았다"며 "(구조대는) 외국처럼 부력튜브 등을 써서 침몰을 방지하거나 늦출 수 있었는데 별 다른 대응 없이 바다로 뛰어들거나 난간에 매달린 사람들만 구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안에 사람들이 있음에도 (구조선들은) 넋 놓고 가라앉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며 "사고 대응이 아주 후진국 같다"고 꼬집었다.
오보·무리한 취재 되풀이하는 언론언론 보도 역시 비판받고 있다. 사안이 심각한 만큼 언론사 대부분이 이번 사고 보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오보와 무리한 취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네? 어머니 한 말씀해주세요 네? 어머니 한 가지만 더요 네?'란 설명이 쓰인 사진이 게시됐다. 학부모 주변에 기자들이 잔뜩 모여든 단원고 현장 사진이었다.
실제 상황은 자신의 생존 소식을 알려온 딸과 통화였고 이를 설명하는 댓글도 달렸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기레기('기자+쓰레기'란 뜻으로 기자를 비하하는 신조어)" "기자이기 전에 사람임을 알아라" "자기 가족이라면 대답할 수 있겠냐"란 댓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기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나 그 가족들을 무리하게 취재해온 관행을 문제 삼은 것이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순간이 있었다. 16일 오후 6시 30분쯤 '진도에 간 학부모에게 애들이 다 배에 있다고 들었다'는 이야기가 가족들이 모여 있던 학교 강당에 퍼졌다. 강당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고, 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취재진이 몰려왔다. 학부모와 친구 등은 "카메라 치워라" "취재 안 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한편 앵커가 생존자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던져 비판받았던 JTBC는 이날 공식 사과문을 냈고, 손석희 앵커가 <뉴스9> 시작 전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언론사들이 불확실한 정보가 담긴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점 역시 질타 대상이다. 16일 오전 일부 언론들은 '단원고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고 잘못 보도했다. 정부 집계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생존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던 상황 또한 '받아쓰기식' 보도의 폐해로 지적받고 있다. 이날 몇몇 사람들은 오보에 항의하며 세월호 침몰지점과 가까운 진도 팽목항을 찾은 일부 방송국 중계차의 케이블을 뽑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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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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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미안하다, 안일한 어른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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