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와 마나부 사무국장(오른쪽)이 "목적 없는 보를 왜 지었는지 알 수 없다"며 의아해 하고 있다.
녹색연합
일본에서 방문한 나카가와 사무국장 또한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일본 교토부의 공무원으로서 시민의 입장에서 하천을 연구하는 민간연구회에 참여하고 있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신의 소신을 버린 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옹호하던 한국의 공무원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공무원으로서 어떻게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나카가와 국장은 "출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출세하려는 사람은 저처럼 이런 활동을 하지 않지요."사실 베른하르트 교수는 과거 댐을 설계하고 건설하던 엔지니어였다. 그러던 그가 어떤 계기로 댐 건설 반대론자로 변신하게 되었을까?
"1982년 라인강 아인뉴버그 댐이 계기였습니다. 당시 독일에서는 댐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한창이었습니다. 동료교수들과 함께 공동연구와 공동토론을 여러 차례 진행하였습니다. 이 때 새롭게 생태적 관점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이 사울에서 바오로로 변화한 계기이지요(초기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사울이 극적인 회심을 통해서 사도 바오로로 변화한 성경의 일화를 가리킴)." 그는 현재 독일의 교육시스템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제가 대학에서 공부할 때는 건설기술에 대해서만 배웠지 생태에 대해서는 전혀 배운 바가 없습니다. 현재 독일의 대학에서는 하나의 수업에 토목공학자와 하천생태학자가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토목공학 전공자도 생태적인 부분을 동시에 교육받고 있습니다. 열린 토론과 연구가 저를 댐 설계자에서 댐 반대론자로 변화시킨 것입니다."베른하르트 교수는 수리수문을 전공한 엔지니어이면서도 현장조사 내내 공학적인 부분보다 강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더 많이 언급했다. 얼핏 보기에 생태학자라 할 만큼 강 생태에 대해 깊은 이해와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었다. 이 배경에는 자기 분야에 갇히지 않은 열린 사회적 소통과 토론, 전문가들의 공동협업과 연구가 자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