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돌아슬아슬한 낭떠러지에 올라 선돌과 서강을 바라보고 있는 참가자들.
곽동운
개설은 했지만 고민부터 앞섰다. 서울이 아닌 강원도 영월에서 진행해야 하는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하는 트레킹이야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강원도 영월에서 하는 트레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더군다나 영월강변둘레길은 필자가 직접 개척한 길이다. 이 길에 대한 인터넷 정보도 필자가 생산한 것 밖에 없다. 이 길을 이끌 수 있는 사람도 오직 필자뿐이다.
'듣도 보도 못한 역사트레킹 마스터라는 사람만 믿고 영월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을 사람이 있을까? 또 영월강변둘레길을 뭐라고 설명하지?'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무슨 일이든 너무 많이 고민을 하면 안 된다. 돌파할 때는 돌파를 해야 한다. 그래서, 그냥 '여럿이서 맛있게 식사를 하듯 영월 서강에서 재밌게 봄 소풍을 즐기자'라는 멘트를 남겨놓고 지켜보기로 했다. 기다리다 보면 좋은 소식이 있겠지.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정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대박(?)이 난 것이다. 모집마감이 됐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어서 재미나게 봄 소풍을 떠날 수 있게 됐다. 필자 혼자 쓸쓸하게 걸었던 서강길, 그 서강길이 북적북적해진 것이다.
기묘한 자태의 선돌 영월읍내 ▶(버스 이동) 선돌 ▶ 서강 뚝방길 ▶ 청령포 ▶ 방절산 ▶ 청령포역(폐역사) ▶ 동강 대교 ▶ 영월역위에서처럼 영월강변둘레길은 선돌에서부터 시작된다. 선돌은 서강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기암괴석이다. 선돌은 그 높이가 70m에 달하는데 그 자태가 오묘하여 예로부터 '신선암'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푸른 서강을 배경삼아 기묘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선돌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월의 명물이다.
그런 기묘한 모습 때문에 선돌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단종 임금도 그들 중에 한 명이었다. 단종 임금의 유배지는 영월의 청령포였는데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돌을 지나쳐야 했다. 단종도 기묘한 형상의 선돌을 볼 때만큼은 고된 귀양길에서 오는 피곤함을 잠시 내려놓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