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라 능력도 부족?... 기 쓰고 의정활동

[인터뷰] 민주여성 풀뿌리 의정대상 최우수상 수상 이성덕 시의원

등록 2014.02.28 11:46수정 2014.02.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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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줄 왼쪽 두번 째가 이성덕 시의원
앞줄 왼쪽 두번 째가 이성덕 시의원김영주

"동료 의원이나 시민들이 덤으로 의원 자리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더불어 능력도 지역구 의원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 더 기를 쓰고 의정활동을 했죠. "

'민주여성 풀뿌리 의정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경기도 시흥시 이성덕 시의원(민주 비례)말이다. 비례대표 출신 시의원이라서 힘들었지만, 결국은 그 '힘듬'이 최우수상을 받는 '동력'이 됐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고 한다. 지난 27일 오후, 이성덕 시의원을 경기도 시흥시의회에서 만났다.

"심사위원 중 한분이 지역 현실에 맞게 의정 활동 한 점이 탁월 했다고 말했어요. 조례를 만들 때, 예를 들어 '시흥시 비정규직 및 영세·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권리보장 지원조례'를 만들 때, 저는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끊임없이 토론했고, 더 많은 사람들 의견을 듣기 위해 공청회도 개최했어요. 물론 시흥시 공무원 의견도 들었고, 다른 시 사례도 연구했지요. 그런 모든 결과를 집약해서 조례를 만들었는데, 이런 과정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 해 준 것 같아요."

시민과 함께 조례 만든 점 높이 평가 받아

'시흥시 비정규직 및 영세·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권리보장과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기 위해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6월 민주노동자시흥연대 및 시흥시공무원노조와 연구모임을 역시 만들었다.

또한, 시흥시 노동자지원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2014년도 예산에 1억7800만 원을 확보했고,  2013년도 시흥시 직제 개편 시 '노사 협력 계'를 설치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노동인권 UP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위에 언급한 노동 관련 조례뿐만 아니라, 성평등 분야-'시흥시 성평등 기본조례' 제정, 생활정치 분야- '시흥시 주거복지지원조례'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렇듯 많은 문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 결과의 바탕에는 오랜 시민운동에서 얻은 경험이 있다.


"공단을 누비며 여성들 일자리를 찾아 헤맨 적이 있어요. 시흥 여성희망 일터 지원본부 취업지원 팀장으로 일할 때죠. 그때, 임금은 물론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직장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았어요.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공장에서 역한 냄새를 맡으며 일을 해야 하는 곳이 많았죠. 공단을 한 바퀴 돌고나면 역한 냄새 때문에 구토증이 날 정도인데, 이런 곳을 소개해 주면서 자괴감에 빠진 적이 많았어요."

경험이 '시흥시 성평등 기본조례' 제정하게 된 모티브


 이성덕 시의원
이성덕 시의원이민선
이 경험 때문에 이 의원은 소규모 근로자 권리보장에 관한 조례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또한, 이 의원은 오랜 기간 여성인권 단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 경험이 '시흥시 성평등 기본조례'를 제정하게 된 모티브가 됐다.

"여성들을 위해 일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지요. 제가 지역 정치를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고요.

많은 여성인권운동가들의 노력으로 내가 비례대표제라는 제도를 통해서 시의원도 된 것이니, 따지고 보면 여성운동이 저를 정치로 이끌었다고 봐야 하겠지요.

비례대표는 여성이 진출하기 어려운 정치에 여성 전문가를 진출시켜 풀뿌리 정치를 실현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시흥시 성평등 기본조례'를 만드는 과정도 '시흥시 비정규직 및 영세·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권리보장 지원조례'를 만들 때와 같았다. 여성 인권 운동가들을 주축으로 한 연구모임을 만들었고, 그들과 함께 간담회, 세미나 등을 열었다고 한다.

'시흥시 성평등 기본조례' 제정을 위해 이 의원은 지난 2011년 4월 시흥여성의전화 및 활동가들과 연구모임을 구성했다. 2012년도에는 시흥시 여성친화팀에 '성평등' 전담부서를 설치하도록 했고, 2013, 2014년에는 시흥시 예산안에 성인지적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시흥시 주거복지지원조례'를 만든 배경에도 시민운동 경험이 있다.

"시흥여성의 전화 가정폭력상담소장을 일할 때, 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진정으로 경제적 자립을 하고 살아갈 희망을 얻기 위해서는, 주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것을 깨달았어요. 생각해 보세요. 전업주부가 갑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세상 밖으로 던져진다면 무엇이 가장 힘들까요. 바로 잠 잘 곳이에요."

'시흥시 주거복지지원조례'를 만들기 위해 이 의원은 2013년 4월 시흥시주거복지센터, 시흥시 도시정비과, 시흥시 주택과, 시흥시 주민생활과 팀과 함께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이어, 시흥시민의 주거환경 및 주택에 대한 욕구 등 조사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3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민주여성풀뿌리 의정대상'은 민주당이 여성의 정치 참여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해 만들었다. 여성 의원들의 생활정치, 민생정치 우수 사례를 발굴, 여성 친화적 정책이 실현되도록 하고, 더불어 성 평등 사회를 구현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시상식은 지난 2월 25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성덕 시의원은 "하나의 조례가 시 정책의 중심을 흔들고 다른 조례개정 효과를 도미노처럼 가져오는 등 조례제정의 영향력을 실감했다"며 "조례제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과 모니터링을 한 결과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에 정말 의정활동의 기쁨을 만끽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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