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 만주국 황제궁 동덕전으로 지금은 '위황궁'이라는 이름으로 지린성 박물관 전시실이 되어 있었다.
박도
위황궁(僞皇宮)'위황궁(僞皇宮)'은 푸이 만주국 황제 궁으로, '거짓 · 가짜 황궁'을 뜻한다. 중국인들은 민족을 반역한 푸이 황제가 살았다고 그의 황궁을 그렇게 모욕적으로 부른다.
사람이 한 번 황제에 등극하는 것도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인데, 푸이는 세 번이나 황제에 올랐다. 그의 생애를 잘 모르는 사람은 푸이가 얼마나 '귀하신 몸'이냐고 우러러볼 지도 모르겠으나, 그는 세 번의 재위 기간 동안 황제로 실권을 행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꼭두각시, 곧 괴뢰 황제에 지나지 않았다.
푸이는 마지막 만주국 황제로 재임 중이던 어느 날, 갑자기 산보를 하고 싶어서 황후 완용과 두 여동생을 데리고 그의 연호를 따서 이름 붙인 대동공원으로 갔다. 그날 그가 말없이 집정실을 벗어나자 집정실 관리는 곧장 일본 관동군헌병사령부에 알렸고, 헌병사령부에서는 즉각 대규모 병력을 출동시켜 성 전체를 시끌벅적 요란하게 푸이를 황궁으로 데려갔다.
이처럼 그는 자기 마음대로 산보조차 할 수 없는, 창살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황궁에서 무위도식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가 만주국 황제로 허수아비 노릇으로 14년을 보내는 동안 500만 명의 동북 백성들은 일제에 의해 죽거나 다쳤으며, 주요 산물의 절반 이상을 약탈당했다.
이 위황궁은 글자 그대로 허수아비 황궁이었고, 사실상 모든 만주국 통치는 관동군사령부로부터 나왔다. 또한 관동군사령부는 만주 땅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던 우리 독립군을 토벌하고, 독립투사를 잡아 가둬 고문하고 살육했던, 그 모든 만행을 총지휘한 대륙 침략의 심장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