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칫국을 파는 식당 여러 곳을 뒤졌지만 이른 아침 모두 팔리고 없었다.
김대홍
도치란 생선이었다. 겨울이 제철이며 아주 맛있다는 평이었다. 아귀, 곰치와 함께 못난이 생선으로 유명하단다. 일단 곰치 찾기는 실패. 도치는 파악했으니 다른 못생긴 생선이 보일 때마다 "곰치 있어요"를 물으며 기웃거렸다. 그 모습이 딱해 보였는지 한 상인이 입을 뗐다.
"곰치 없어요. 안 들어와요."이유를 물었더니 놀랄 만한 답이 돌아왔다.
"아유... 요즘 한 마리 10만 원이 넘어요."깜짝 놀랄 액수였다. 배에서 내리는 건 죄다 곧장 식당으로 간단다. 정라항 쪽에 식당들이 몰려 있단다. 곧장 차를 돌려 정라항으로 갔다.
말한 대로 식당마다 대문에 곰칫국 메뉴가 들어 있다. 몇 군데는 '곰칫국 없음'이라고 내걸었다. 오래된 분위기를 풍기는 식당문을 열고 들어섰다.
"곰칫국 됩니까?""곰칫국 없는데요. 대구 드세요. 싱싱해요."이런. 첫 집에서 또 허탕이다. 다른 집을 방문해서 자세히 사정을 들었다. 요즘 곰치가 안 잡힌단다. 하긴 곰치 어획량이 절반으로 '뚝' 줄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긴 했다. 식당마다 하루 2~3마리 정도 들어온단다. 아침에 다 동이 난단다. 2~3만 원 하던 곰치가 7~8만 원으로 뛰었단다. 놀란 표정을 지었더니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투로 덧붙인다.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예요. 열배나 뛸 때도 있는데요."몇 군데 식당을 더 돌았지만 정라항에서도 곰치를 파는 곳은 없었다. 난감해졌다. 겨울생선이라면 몇 가지가 더 있긴 하다. 도루묵도 있고, 도치도 있다. 긴 한숨을 내쉬는 내게 한 식당 점원이 제안을 한다.
"물메기 드세요. 좀 작긴 하지만 겉보기엔 거의 비슷해요."일부 지방에서 곰치와 물메기를 똑같이 취급하기도 하지만 삼척 사람들은 둘을 엄격하게 구분했다. 크기나 맛이 차이난다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