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살인이며 국기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암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연합뉴스
이 수석은 "불통이라는 비판이 가장 억울했다"며 대선 1주년을 앞둔 소회와 집권 1년차 성과에 대한 자화자찬을 쏟아냈는데요. 40여 분간 계속된 이 수석의 말을 노트북으로 받아치다 보니 손목이 뻐근해질 정도였습니다. 이날 어조도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판할 때보다는 못했지만 때때로 격정적인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도 적지 않았습니다.
보통 마이크를 끄고 하는 브리핑은 '쓰지 말아 달라'고 하거나 '배경 설명으로만 참고해 달라'고 하던 평상시와는 달리 이 수석은 자신의 실명 공개 보도를 못박았습니다. 다만 "오늘은 울먹했다고 쓰지는 않을거지?"라며 은근히 기자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이미 보도된 대로입니다.(
관련기사 : 이정현 수석 "원칙대로 가는 건 자랑스러운 불통") 이 수석의 이런 모습을 두고 일부에서는 여권의 수세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연출된 '정치적 쇼'라는 혹평을 가하기도 합니다. 물론 '대통령의 입'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언이 정치적 의도 없이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이 수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진정성만큼은 알아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고 있다", "대통령으로부터 몇시간 밖에 못잔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오로지 경제, 일자리 살리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국정 전반을 이끌고 계신다"는 이 수석의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들입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정현 수석의 '버럭 브리핑'을 두고 "박 대통령을 향한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만은 틀림없다"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박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과 자기 확신이 강하다는 겁니다.
그동안 이 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들을 이야기했을 때 '그런 면이 있을 수 있다, 잘 생각해 보겠다'는 식의 반응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 수석의 입에서 대부분 그런 비판이 왜 잘못됐는지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반론이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즉각 튀어나왔는데 여기에는 '박 대통령은 잘 하고 있다'는 강한 자기 확신이 작용했을 겁니다.
박근혜 정부 이정현과 참여정부 유시민의 공통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