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잎을 애벌레에게 내주면서도 잘 자란 양배추
오창균
텃밭농사를 시작한 이후로 해마다 양배추를 심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배추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희로애락이 있으며,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음식재료로서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5월 초순, 양배추 모종을 심고 있었다.
"케일이네요. 쌈으로 먹으면 맛있겠다. 몇 개만 줄 수 있어요? 팔아도 되고요."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배추의 둥근 속잎이 생기기 전에는 열명 중 아홉은 케일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양배추와 케일 잎이 거의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며, 케일은 잎을 먹는반면에 양배추는 잎을 떼어낸, 둥글게 속이 꽉찬 하얀배추만 먹어봤기 때문이리라.
"케일 아니고 양배추입니다. 처음에는 똑같아서 구분하기 어렵죠. 잘 키워보세요."재배법과 관리요령등을 알려주면서 같은 농장에서 텃밭을 하는 아주머니께 모종 대여섯 개를 드렸다. 날이 점차 더워지면서 성장속도도 빨라지는데, 손바닥 만큼 잎이 자라게 되면 케일로 착각하고 잎을 몇 장씩 따가는 경우도 생긴다. 상추를 조금씩 가져가는 것은 괜찮지만 잎이 뜯겨나간 양배추를 보면 쓴웃음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