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2일, 충남 부여대교 좌안에 죽은 물고기가 널려 있다.
김종술
올해 초 충남도는 지난해 10월 금강 백제보에서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사고에 대해 민관합동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 소식을 듣고 사고 발생 8일 만에야 현장에 나타났던 충남도가 떠올라, 또 뒷북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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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폐사 당시에는 뒷짐을 지고 있던 충남도가 새삼 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 것이 의아했지만, 환경부와 시민단체의 공동조사가 논의 끝에 무산돼 물고기 집단폐사의 원인에 대한 공식 규명이 되지 않았던 터라 다소 기대도 했다.
그러던 중 충남도 민관합동조사단 내에서 결과 해석과 결론에 대해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취재를 시도했지만 관계자들이 함구해 실제 갈등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7월에 결과를 내놓겠다던 것과는 다르게 사고 발생 1년 만에 추모를 하듯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새로운 건 없었다. 사고 직후 시민단체나 일부 전문가들이 추정한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한 폐사'와 '초동대응 미흡에 따른 폐사 규모 확대'라는 판단과 달라지거나 진전된 내용을 발견할 수 없었다. 원인 규명에 도움을 줄 폐사 직전 물고기나 사체, 사고발생 현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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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보고서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어류폐사 원인규명을 위한 조사지침서(국립환경과학원, 2005)'와 환경부의 '수질오염사고 예방·방제 매뉴얼(환경부, 2009)'를 근거로 시민단체 등의 추정에 객관성과 과학성을 보태줬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