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MBC
경찰청의 감사를 다룬 '김용판 또 증인 선서 거부…안행위 감사 파행' 꼭지는 김용판 전 경찰청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는 사실에만 철저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작 국감의 핵심 논제였던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여야 간 논쟁은 보도 말미에 짤막하게만 정리되었을 뿐이다.
물론 이날 김 전 청장의 선서 거부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KBS와 SBS가 그 소식을 다룸과 동시에, 국정원 댓글사건에 관련한 여야 의원의 발언도 함께 인용하며 쟁점을 분석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기업인들의 국감 출석을 다룬 '줄줄이 불려나온 기업인들…핵심 놓친 국감, '호통'만 있을 뿐' 꼭지도 마찬가지로 주객이 전도된 모습을 보였다. 기업인들이 출석하게 된 원인인 '갑의 횡포'에 관해서는 기사 중간에 짧게만 언급할 뿐, 기사의 핵심은 국감 내용과 동떨어져 있었다.
물론 이 보도에서 나온, 증인 질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등의 지적은 타당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감사의 논제를 다루지 않고 국감장의 분위기만 보도하는 행태는, 시청자들이 국정감사 진행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했다.
더구나 KBS와 SBS가 큰 비중을 할애한 '4대강 사업'관련 감사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국방부와 방통위 등의 감사 내용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자리는 '유통가는 벌써 '겨울 채비'…부츠에 난방용품 전면배치', '선선한 날씨 '방심 금물'…가을이 더 식중독 위험' 등 여러 건의 생활정보 기사가 채웠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의 실태를 점검하는 자리다. 그 안에서 쏟아지는 모든 논제를 보도하는 것은 어렵다 치더라도, 당일의 감사에서 있었던 중요한 이슈들은 반드시 국민들 알도록 해야 한다. 국감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나 절차에 관한 비판은 그 다음 문제다.
국감이 '핵심을 놓쳤다'고 비판했던 MBC는, 국정감사 속 핵심 논제보다 부차적인 내용과 생활정보에 치우친 <뉴스데스크>를 먼저 돌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정말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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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VJ 특공대'와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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