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리창을 보면 누구나 저절로 가게 안에 들어가 소주 한잔에 닭똥집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것이다. 유리에 붙여진 선전 이미지들도 그럴 듯하고, 창 안에 모여앉아 잔을 기울이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도 너무나 정겨워 보인다.
정만진
당연히, 전국의 미식가들이 이 음식들을 찾아 대구로 온다. 그 중 한 가지,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닭똥집. 이름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닭'이 아니라 '똥' 때문이다. 하지만 닭똥집은 이름이 주는 선입견과는 달리 결코 지저분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농촌진흥청 홈페이지는 '근위를 우리나라에서는 똥집이라 부른다'면서 '조류의 위는 선위와 근위로 이루어져 선위는 소화액을 분비하여 음식물에 섞은 후 근위에 보내준다, 근위는 내벽이 각질화돼 두텁고 딱딱하다, 더욱이 아삭아삭한 피부가 있는 막으로 덮여 그 외벽에 두껍고 강인한 근육이 있다, 이 근육이 강한 힘으로 신축함으로써 근위 내의 음식물을 문질러 깨뜨리는 기능을 한다, 이 근질부는 독특한 식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딱딱한 내막을 벗겨 식용으로 이용된다'고 설명한다.
줄이면, 닭똥집은 닭의 모래주머니로 사람이 먹으면 '아삭아삭'하고 '독특한 식감'이 있다는 말이다. 더 줄이면, 아주 먹을 만하다는 이야기. 그러므로 대구 사람들이 이것을 맛나는 음식으로 개발하고 조리한 것은 당연지사! 대구의 닭똥집 골목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그만큼 대구도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는 창조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대구에서 닭똥집으로 가장 유명한 일대는 동구 평화시장 골목 안이다. 동대구역과 대구공고 사이 지점인 평화시장은 점포의 반쯤이 닭똥집 식당이다. 동대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데다, 근처에 경북대학교가 있으니 이곳 닭똥집 골목은 출발선부터 충분한 지리적 이점을 갖춘 셈이다. 게다가 경북대학교와 이곳 사이는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주택가 골목이라 걸어올 수밖에 없고 대략 10분이면 닿는다.
또 대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등의 학생들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오려면 닭똥집 골목 앞으로 지나게 된다. 영진전문대도 가깝다.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에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까닭이 단숨에 헤아려진다는 말이다.
"싱싱한 것 튀김가루에 묻혀 아삭하게 튀겨내니 맛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