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로 댐 철거를 앞두고 수문을 완전개방하고 있는 아라세댐 (지난 2011년 12월)
심규상
아라세댐은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비하면 '작은 보' 수준이다. 아라세댐은 중력식 콘크리트댐으로 폭 210m, 높이 25m, 총저수량 1013만 7000톤, 수력 발전용량은 1만8200㎾다. 금강에 만든 부여 백제보는 길이 321m, 높이 7.5m, 저수량 2380만 톤으로 높이와 발전용량을 빼면 거의 두 배 수준이다(백제보의 규모는 아라세댐보다 크지만 발전용량은 2646㎾으로 아라세댐보다 6배 남짓 적다).
낙동강 강정보의 경우 길이 954m, 높이 11.5m, 저수용량 1억32만 톤에 이르지만 이름은 '댐'이 아닌 '보'다. 예비타당성 조사와 상류 지역에 대한 지원과 보상을 피하고 속도전을 위해 '댐'을 '보'라 우기며 설계했기 때문이다.
아라세댐 철거 현장 사진을 보고 놀란 것은 주변 환경의 변화다. 단지 댐 수위가 낮아진 것만으로 댐 하류에 수십 년 만에 여울이 생겼다.
현장 사진을 찍어 공개한 츠르쇼코씨(환경운동가, 아름다운 구마강을 지키는 시민의 회 회원)는 "(철거 작업을 위해) 2010년 수문을 개방한 데 이어 수위 저하시설로 댐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10일"이라며 "지금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는 댐 상류 강변과 여울을 보고 있으면 수문에 갇혀 호수였을 때를 생각해낼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댐이 완전히 철거된 후 강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취재팀이 지난 2010년 말 겨울 아라세댐을 찾았을 때도 수문을 완전 개방한 상태였다. 하지만 기본 수위는 유지하고 있었다. 댐 상하류 강변에 일부 백사장이 생겨났지만 온전한 모습은 아니었다. 사진을 보면 현재는 댐 기둥과 상판이 남아 있지만 수문이 모두 철거된 상태다. 수문에 갇혀 악취를 풍기던 고인 물과 녹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금강 30km 전역에 녹조, 널부러진 물고기... "수문 왜 안 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