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인천1공장 입구에서의 기자회견 모습. 달콤한 CJ 설탕은 한국 바다에 쓰레기 버려서 만드는 제품이었다.
인천일보 김상우
사실 환경오염에 아랑곳 하지 않는 기업들의 이런 행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경제만능주의의 작은 단면이다. 한국에서 경제와 환경이 싸우면 당연히 경제가 이긴다. CJ 공장이 있는 인천에서 작년 GCF(녹색기후기금)를 유치했을 때, 신문엔 온통 이런 제목들로 하루 종일 도배가 되었다.
'인천 GCF 유치 확정, 경제적 파급 효과 수천억원', 'GCF 유치, 부동산 침체 분위기 반전', 'GCF, 초대형 글로벌기업 유치와 맞먹어' GCF를 유치하기는 했는데, 도대체 GCF가 뭘 하는 곳인지, 앞으로 이걸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이나 설명을 하는 기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모르고 읽으면 GCF가 무슨 큰 다국적 제조공장 쯤 되는 줄 알겠다. GCF는 돈 벌어다 주는 공장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어려운 나라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돕는 국제환경기구인데 말이다. 정부의 관심사가, 국민의 기대 수준이, 언론의 기사제목이 어쩌면 이정도 밖에 안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기업은 국민감시의 눈초리를 따라 움직인다. 그게 아니라면 해양투기는 벌써 자발적으로 종료되었어야 한다. 환경에 대한 사회의 기대치가 낮으면 기업은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바다는 육지보다 정서적으로 가깝지 않아서 그동안 기업들이 눈치 안보고 열심히 해양투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다는 생태계의 근본이다. 바다가 상하면 육지도 무사하지 못하다. 해양투기 해저에 깔린 온갖 중금속들과 독성오염물질들은 다시 떠올라 적조를 일으키기도 하고, 수산물을 중독시켜 사람들의 몸속으로 다시 들어오기도 한다. 난리가 나서 수습하면 그땐 이미 늦는다. 하루라도 빨리 해양투기를 중지하고 투기 해역을 복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