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한 콩나물이 들어 있는 선짓국에 몇 가지 반찬들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우삼탕이 나왔다.
김종길
우삼탕은 이 집에서 1992년에 개발한 음식이라고 했다. 식당이 생긴 지는 30여 년 정도 되었단다. 원래는 이 일대에서 더운 여름에 기운을 차리는 보양식으로 종종 먹곤 했던 음식이었는데, 처할머니가 할아버지 보양식으로 해드리던 음식을 장모 되는 분이 상품화해서 식당에서 처음으로 판 것이 그 시초였다. 처할머니의 음식 솜씨와 장모의 아이디어가 합쳐 만들어진 음식인 셈이다.
소고기와 인삼이 들어간 이 보양식은 소의 부위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부위인 '소미자(우신, 牛腎)'를 재료로 한다. 소고기 중에서도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건 혀나 머리, 미자 같은 특정 부위들이다. 하루 동안 푹 곤 소뼈 육수와 미자를 넣고 삶은 육수를 섞어서 탕수를 만든 뒤에 인삼이나 밤, 대추, 마늘, 찹쌀을 넣어 충분이 고아내면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아낸다.
지금은 김행자(64) 씨의 딸과 사위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음식을 내온 사람은 딸이었고, 사위는 서빙을, 할아버지는 이리저리 손님상을 살피고 있었다. 한때는 인근 상무대 군인들이 휴가나 외박을 나가면 이곳의 우삼탕은 꼭 먹었다고 한다. 우삼탕 한 그릇이면 힘이 불끈 솟는다고 하니 안 먹고는 배길 재간이 없었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