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향교는 1472년에 처음 세워졌고, 1534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김종길
각종 비석이 담장 아래 일렬로 쭉 늘어서 있는 남평향교(전남유형문화재 제126호)는 예부터 이 고을이 유서 깊은 고장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외삼문이 굳게 닫혀 있어 이리저리 살펴 겨우 한쪽 구석에 난 쪽문으로 향교마당에 들어섰다. 1472년(세종 9)에 향교가 처음 창건되었다 하니 그 역사가 매우 깊다.
처음에는 지금의 동사리인 남평현 동문 밖에 있었다가 1534년(중종 29)에 현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경사지에 지어져 전학후묘의 배치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명륜당, 동서재, 대성전 등 소략한 규모였다. 다만 내삼문 옆 400년 된 은행나무가 오랜 연륜을 말해주듯 거대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남평초등학교"저 학교가 100년이 넘은 학교요. 남평에서 태어나서 이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태어난 해하고 졸업한 해의 숫자가 딱 맞아떨어지지요."
향교로 가면서 기사가 한 말이 언뜻 생각이 나 기사에게 읍내 입구 사거리에서 택시를 세워달라고 했다. 도로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고목도 그러하거니와 교정 한쪽의 각종 비석들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택시기사는 '참, 이 사람 고집 어지간히 세구만. 터미널까지 공짜로 태워 준데도…' 하고 여겼겠지만 이곳을 지나칠 수는 없었다. 기사에게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한 후 초등학교를 향해 아스팔트길을 타박타박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