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RT는 윈도우 스토어에 올라온 응용 프로그램들만 실행할 수 있다. 수만 개 앱 가운데 한국 앱은 100여개에 불과하다.
김시연
문제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는 이미 앱 숫자가 100만 건을 넘겼지만 윈도우 스토어 앱은 지난 4월 5만 건을 넘긴 게 고작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MS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최대 경쟁자인 크롬 웹브라우저도 서피스RT에선 사용할 수 없었다. 최근 마이피플이나 라인, 멜론, 벅스 같이 친숙한 국산 앱도 늘고 있지만 아직 100여 건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피스RT로 할 만한 '일'이 없었다. 다행히 공인인증서 앱은 있었지만 정작 거래할 수 있는 은행 앱은 기업은행 정도뿐이었다. 이밖에 온갖 보안 프로그램을 내려 받으라고 강요하는 인터넷뱅킹이나 쇼핑몰 결제는 아예 불가능했다. 한국에 '액티브엑스' 문화를 뿌리내리게 한 마이크로소프트 자신이 판 함정에 서피스RT가 제대로 걸려든 셈이다.
외형은 수준급... 앱 부족으로 '쓸모'는 아이패드 못 미쳐
가격도 비싼 편이다. 국내 출시가 6개월이나 늦었지만 가격은 60~70만 원대로 4세대 아이패드와 맞먹는다. 과연 그 만한 값어치를 할까? 먼저 외형과 휴대성을 살펴봤다. 서피스RT는 지금까지 태블릿들과 달리 22도 각도로 세울 수 있는 접이식 받침대(킥스탠드)와 USB, 마이크로 HDMI 단자가 눈에 띈다. 몸체는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느낌을 주지만 무광택인데도 지문이 잘 묻어났다. 커버 역할을 하는 키보드나 전원 연결 부분에 강력한 자석을 사용해 탈부착이 쉽고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외형 완성도는 합격점을 줄만했지만 휴대성은 다소 아쉬웠다. 10.6인치 화면에 무게 680g, 두께 9.3mm로 새 아이패드(9.4mm, 635g)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16대 9 화면비로 가로가 길다 보니 한손으로 들고 보는 데는 불편했다. 커버 역할을 겸하는 키보드를 접어서 볼 때는 자판이 만져지고 후면 카메라 렌즈를 반쯤 가리기도 해 거추장스러웠다. 또 아이패드 전용 커버와 달리 5mm 두께에 무게도 218g 정도여서 본체와 함께 들고 다니기엔 좀 부담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