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피오스의 하이엔드 이어폰 T-PEOS H200.
김동환
분명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재생버튼을 눌렀는데 헤드폰을 쓴 것 같은 풍부한 소리가 귓속을 채웠다. 특히 저음 악기인 베이스 소리가 일품이다. 기자는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판단이 들면 물건을 사서 쟁여두는 버릇이 있다. 30분 동안 스마트폰에 저장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돌려들으며 머릿속으로 이번 달 카드값 여유를 계산해봤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국내 이어폰 제조사인 티피오스의 하이브리드 이어폰 T-PEOS H200이 국내 음악 동호인들 사이에서 화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클로져(이어폰 몸체) 안에 두 개의 밸런스드 아마추어(BALANCED ARMATURE)와 한 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진동판)을 담아냈는데 상당히 만족스런 소리를 재생해준다는 평이다.
이어폰 한 짝에 스피커 3개... '헤드폰 느낌'
이어폰 상식 |
이어폰은 크게 '오픈형'과 '인이어 방식(커널형)' 두 가지로 나뉜다. 오픈형 방식은 이어폰 솜을 뒤집어 쓴 전통적인 외관을 가지고 있으며 인이어 방식은 말 그대로 귓속으로 쏙 들어가는 차음성 높은 형태를 말한다.
오픈형 방식은 통상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수십만 원대의 고가 인이어 방식 이어폰들은 대체로 밸런스드 아마추어를 쓴다고 보면 된다.
다이나믹 드라이버는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처음 샀을 때와 조금 사용한 후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새 제품일때는 딱딱한 상태이던 진동판이 사용하다보면 유연해지면서 제 소리를 찾기 때문. 애호가들은 다양한 음악을 재생시키면서 인위적으로 진동판을 풀어주는 작업을 에이징(Aging)이라고 부른다. H200의 경우 처음에는 넓게 퍼지는 듯한 풍부한 저음을 재생하지만 6시간 이상 에이징을 해 주면 저음의 양이 다소 줄면서 단단한 느낌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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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00의 가장 큰 특징은 이어폰 속에 든 스피커가 세 개라는 점이다. 두 개는 밸런스드 아마추어, 한 개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다. 이 부분이 H200의 정체성에 대해 가장 뚜렷한 설명을 해준다.
밸런스드 아마추어란 인이어형 이어폰의 소리를 내주는 일종의 소형 스피커다. 오픈형에서 사용되는 스피커인 다이나믹 드라이버(진동판)보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정밀하며 해상력과 감도, 고주파수 영역의 재생력이 월등하다.
두 개의 밸런스드 아마추어를 한 이어폰에 쓰는 경우 통상 저음과 고음으로 전담 음역대를 나눈다. 한 스피커에서 취급하는 음역대가 다르므로 자연스럽게 음 분리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