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열린 창원도시철도건설을 위한 공청회.
창원시
창원시의 주장대로라면 버스 승객 28만 명 중에서 절반 가까운 12만 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환승 시스템이 갖춰져도 마산-창원-진해를 연결하는 단 1개 노선만 운행하는 도시철도 승객이 하루 12만 명이나 될 것이라는 예측은 믿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수요 예측 공식 대신에 다른 도시와 비교해 봐도 창원시 수요 예측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예컨대 인구 150만 명인 광주 도시철도의 하루 승객은 4만 명, 인구 152만 명인 대전 도시철도 하루 승객도 10만 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인구 110만의 창원시에서 도시철도 승객이 하루 12만 8000명이나 될 것이라는 예측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불과합니다. 창원시 인구가 110만이라고는 하지만, 행정구역 통합으로 서울시보다 면적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광주, 대전에 비하여 인구 밀도는 훨씬 낮고 도시철도 이용 승객은 광주, 대전보다 더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원시 도시철도 승객 예측치, 기초자료부터 엉망 또한 창원시의 승객 예측이 엉터리라는 사실이 최근 개최된 시민단체 주최 강연회에서 다시 한 번 밝혀졌습니다. 창원도시철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창원시의회 김석규 의원에 따르면 도시철도 승객 예측을 위해 사용한 기초 자료가 엉터리였다는 것입니다.
"창원시는 하루 버스 이용 승객을 최대 59만 명으로 추산해 도시철도 수요를 예측했는데, 이것은 버스 승객을 과다 계산한 것이다. 실제 하루 버스 이용 승객은 28 ~29만 명 수준이기 때문에 시내버스 이용 승객을 두 배나 뻥튀기 한 자료가 사용됐다."창원시는 80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드는 도시철도 도입 명분으로 '자동차 증가율 억제'와 '교통 혼잡 완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석규 시의원에 따르면 이 도입 효과도 엉터리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타당성 조사 용역 보고서에 승용차 이용자가 대중교통인 도시철도로 전환하는 비율은 3.8에 그친다. 하루 승용차 이용자 100만 명 중에서 도시철도로 전환하는 수는 4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가용 억제와 교통 혼잡 완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창원시는 하루 12만 7000명의 승객이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경우 연간 운영적자는 28억 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앞서 도시철도에 하루 12만 7000명이 탈 것이라는 수요예측이 엉터리라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연간 28억 원 적자라는 용역 결과도 신뢰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백번 양보해 창원 도시철도에 하루 12만 명이 탄다고 가정하더라도 운영적자 28억 원 추정은 터무니없이 낮은 예상입니다. 왜냐하면 창원시가 공개한 용역자료에만 따르더라도 도시철도가 개통하면 버스 승객 7만 명, 택시 승객 1만 7천 명이 감소하게 됩니다.
창원시가 매년 시내버스 운행손실보조금으로 350억 원(유가보조금 포함 6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하루 28만 명이던 버스 승객이 도시철도로 인하여 7만 명이나 줄어들면 수백 억 원의 손실보조금을 물어주어야 하는데, 시내버스가 지선으로 개편되는데 따른 손실도 보전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창원시는 시내버스, 택시 승객 감소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으며, 시내버스, 택시 등의 손실보전금을 도시철도로 인한 운영 적자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1년에 28억만 창원시가 부담하면 국비를 지원 받아 도시철도를 건설할 수 있다고 시민들을 혹세무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창원시의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 대중교통기본계획' 등에도 도시철도 계획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시철도 도입에 발맞춘 강력한 승용차 억제 정책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터널, 교량을 늘여 승용차 통행을 활성화하는 계획만 잔뜩 세워놓고 있습니다. 창원시가 도시철도 도입의 명분으로 내걸고 있는 '대중교통활성화'는 말만 번지르르한 구호에 불과하는 게 여실이 드러나는 셈입니다.
한편 김석규 시의원은 재무성 검토에도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부산도시철도의 2010년 이용실적에 창원 인구비율을 적용하여 무임(노인, 장애인 등) 손실율을 19.2%로 예측하였는데, 실제 부산발전연구원은 부산 도시철도 무임 손실을 2009년 기준으로 39.5%로 추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방정부 재앙된 경전철과 도시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