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상부종점이 들어설 설악산 관모능선 상부.
박그림
그런 기대와 달리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주장과 논의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여러 해 동안 끌어오던 설악산 대청봉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지난해 5월 환경부 공원위원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강원도와 양양군은 지난해 11월 대청봉에서 1.1km 떨어진 관모능선으로 상부종점 예정지를 바꿔 케이블카 설치를 재신청했다. 결국 또다시 케이블카 설치 논쟁은 이어졌다.
양양군은 몇 가지 주장을 내세워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한다. 설악산 탐방객 분산에 따른 환경훼손 감소, 자연친화적인 케이블카 설치로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효율적인 국립공원관리, 노인 장애인 외국인 등 모든 계층에게 환경복지 서비스 제공, 새로운 관광자원 조성과 산악관광 형태 변화로 설악산을 세계적인 국립공원으로 육성한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목적들은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겉치레에 불과하다. 케이블카 노선이 지나는 곳은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의 핵심지역이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다. 또 천연기념물 제 217호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 최대 서식지로 생태적인 가치가 매우 높아 출입통제 구역으로 지켜지는 곳이다.
누구도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에 케이블카 노선과 상부종점을 만들자고? 그렇게 되면 생태계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우선 설악산 정상부에 집중되는 등산객들을 케이블카로 분산할 수 있다는 양양군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오히려 케이블카로 인한 탐방객 증가로 자연환경훼손만 가속화할 게 뻔하다.
게다가 케이블카로 인한 아름다운 경관 훼손은 어떤 것으로도 보완할 수 없다. 자연친화적 시설이 아닌 케이블카로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보전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또 장애인들은 케이블카 타러오는 일을 전쟁이라고 말한다.
장애인이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다른 사회기반 시설은 장애인에게 결코 친화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케이블카 설치를 시도할 때만 유독 장애인 편의를 앞세우는 건 얄궂고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들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러 설악산에 오는 것이지 케이블카 타러 오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카 설치한다고 설악산이 세계적인 국립공원이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립공원이 유원지로 전락할 수 있다.
세계적인 국립공원? 유원지로 전락할 우려 높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