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식자산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형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가 창조경제라고 정의했다.
남소연
- 대통령을 가장 최근에 만난게 언제였나요."(잠시 생각하다가) 그러게, 언제였지? 대통령 선거 전이었지."
- 그 이후에 정말로 한번도 안 만나셨나. 전화 연락도."없었어요. 한번도. 정말."
- 만약에 지금 대통령을 만나시면 가장 먼저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글쎄, '건강 잘 챙기시라'고 말해야지. 말이 그렇지 굉장히 피곤하실 것이다. 청와대 안에서 매일 혼자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럴텐데... 우리 같은 사람은 일도 하지만, 때로는 놀기도 하고, 술도 먹으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하잖아요. 절간 같은 데서 혼자 일만하고 있으면..."
- 지난해 대선 때 후보캠프에서 일했는데, 승리를 예상하셨는지."난 이길 거라고 봤어요. 선거라는 것이 항상 상대적이잖아요."
- 야당 후보를 보니까 이길만 했다?"야당쪽 후보는 아직 전국적인 인물이 되기엔 경험이나 카리스마 같은 게 약하다고 생각했지. 결국 인물에서 (민주당이) 진 것 아닌가요. 그리고 민주당 내부에서의 분열도 그렇고, 다른 당하고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정체성도 애매하게 됐고..."
그러면서 김 원장은 국민들의 보수에 대한 불만과 비판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패 이미지가 여전하고 정책에서 개혁적이지 못한 것을 이번 정부에서 어느 정도 바꿔 나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와의 이야기는 경제민주화 후퇴로 이어졌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진영에서는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김종인 전 의원을 내세웠다.
- 대선 끝나고 결국 김종인 전 의원은 사라지고 김광두 원장만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경제민주화를 반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요. 다만 경제를 보는 시각과 판단은 다를 수도 있지요. 자전거가 두 개의 바퀴가 있어야 나가잖아요. 성장과 상생이 같이 가야한다는 거예요. 문제는 지금이 어떤 상황이냐는 거고..."
"경제민주화 당연히 해야... 하지만 체력이 바닥, 수술하면 다 죽는다"- 지금이 경제위기 상황이니까."(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연구원에선 위기 국면이라고 보는 거지. 지금 통계치를 보면 고용율이 3월에 58%예요. 지난해 10월 이후 일자리가 40만 개 줄었단 말이에요. 위기 때는 부자보다 서민이 큰 타격을 입어요."
- 그런데 항상 정권초기 개혁 요구가 나올 때마다 경제위기론으로 개혁을 미뤄왔다는 지적도 있는데요."상생경제, 경제민주화는 대통령이 약속을 했잖아요. 지켜야지요. 대신 지금 우리 경제라는 환자를 수술하기에는 위험하다는 거예요. 의사도 환자의 상태를 봐가면서 수술을 결정하잖아요. 무조건 수술하면 환자는 죽어요. 어느정도 체력을 만들고 수술을 하자는 것이지."
- 얼마 전 대통령은 가수 싸이의 노래 <잰틀맨>에 빗대 창조경제를 설명하시던데요."그것도 그렇지. 어찌보면 소수 벤처의 지적재산권에 대해 대기업의 제대로 된 보상 측면도 있으니까. 결국 창조경제는 새로운 아이디어 속에 응용력과 실천이 중요해요. 대기업은 시장 지배력의 강점을 살릴 수 있고, 중소벤처는 아이디어를 통해 빠른 사업화 능력을 살리고..."
그와의 이야기는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중간중간 전화 벨소리에 끊기긴 했지만 김 원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내비쳤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정권 중반이나 후반에도 봉사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그의 답은 처음 그대로였다. '박근혜 정부가 잘되려면 원장이 들어가셔서 열심히 해야는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일종의 압박이었다. 그의 답은 "나는 자유롭게 살고싶고, 이것을 잃지않고 싶다"고 했다. "어디에 얽매여서 일하는 것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인터뷰를 하느라 정오가 넘어간지 몰랐다. 그는 "말을 많이 했는데도 부족할수 있겠다"며 "궁금하면 언제든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판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꿈꾸고 있다. 그 스스로 철저히 대기업이나 특정 사업자의 후원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1만 원에서 5만 원의 소액 후원금을 내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꾸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자와 헤어지면서 그는 "정부를 상대로 우리 목소리도 내고, 독립적인 연구소를 열심히 만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잘 안되면 어떻게 하시냐'고 했더니, "뭘 어떡해, 그냥 외국에 나가서 곰곰히 반성해봐야지"라고 웃으며 답한다. 김광두 원장의 도전과 바람이 그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공유하기
"내가 국정개입? 오히려 사람들 만나기꺼려 박근혜 대통령 소통방식은 바꿀 필요 있어"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