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사장이 25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S4를 소개하고 있다.
김시연
"갤럭시S4는 인생을 즐겁게, 편리하게, 건강하게, 가깝게 해주는 삶의 동반자다."욕심이 지나쳤을까? 소문난 뷔페처럼 차린 것 많았지만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은 없었다. 삼성전자는 25일 국내 출시를 하루 앞둔 갤럭시S4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에서 처음 선보인 지 이미 한 달여가 지났지만 이날 오전 강남역 서초사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는 국내외 취재진들로 붐볐다.
미국 출장 중인 신종균 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대신 무대에 오른 이돈주 사장(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갤럭시S4는 소비자가 원하는 걸 담아낸 삶의 동반자"라며 다양한 기능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차고 넘치는 최첨단 기능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사진과 함께 목소리도 담을 수 있는 '사운드 앤 샷' 기능을 비롯해 갤럭시S4 사용자끼리 음악을 공유해 함께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그룹 플레이', 만보기는 물론 칼로리 계산, 온·습도계 역할까지 하는 'S헬스' 등 좋은 기능은 차고 넘쳤다. 다만 삶의 동반자처럼 자연스럽게 활용하기엔 여전히 불편했다.
당장 통역가 자리를 위협할 듯한 'S트랜슬레이터'가 대표적이다. 간단한 문장을 문자나 말로 입력하면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해 다시 음성으로 들려주는 기능이다. 거꾸로 외국인 답변을 입력하면 우리말로 번역해줘 간단한 대화도 가능해 보였다.
문제는 시간이다. 음성을 입력하면 일단 문자로 인식한 뒤 외국어로 번역하는 두 단계를 거치는데, 네트워크 접속에 수초에서 수십 초까지 시간이 걸렸다. "가까운 식당이 어디죠?" 같은 여행이나 일상 생활에 필요한 3000개 문장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주변 소음에 따라 문자 인식 단계부터 오류가 발생하곤 했다. 속도나 정확도면에서 현재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형태로 제공되는 '구글 번역'에도 미치지 못했다.
갤럭시S3에서 처음 선보인 감각 인식 기능도 한 단계 진화했지만 정확도는 기대에 못 미쳤다. 사람 눈동자를 인식해 동영상을 멈추는 '스마트 포즈'나 손동작을 인식해 화면을 전환하는 '에어 제스처'도 잘만 되면 유용한 기능이다. 하지만 시선이나 동작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어떤 경우엔 너무 민감해 단말기 각도를 약간 틀기만 해도 동영상 화면이 멈추곤 했다. S헬스 만보기 기능 역시 단말기가 출렁일 정도의 격한 걸음걸이에만 반응했다. 몇 번 재미삼아 써볼 순 있겠지만 일상적으로 활용할 정도가 되려면 좀 더 진화가 필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