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탭북. 접은 상태에서 태블릿으로, 화면을 세우면 노트북처럼 쓸 수 있다.
김시연
LG 탭북을 처음 본 곳은 공교롭게 박물관이었다. 지난 15일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5층 전시실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비롯한 최신 IT 기기들과 탭북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나온 지 얼마 안 돼 박물관 쇼윈도로 직행했다는 건 짧은 PC 역사에서도 나름 한 획을 그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바야흐로 '스마트패드' 시대다. 지난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윈도우8' 운영체제(OS)를 출시하자 PC업체들도 태블릿과 노트북을 오가는 '컨버터블 PC'로 살 길 찾기에 나섰다. 삼성 스마트PC 아티브 프로와 소니 바이오 듀오11를 시작으로 최근 LG 탭북도 가세했다. 과연 이들 윈도우8의 자식들은 기존 노트북PC를 대체할까,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까? 지난 1주일 윈도우8과 더불어 탭북을 취재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봤다.
부팅 속도-휴대성 등 기동성 뛰어나... 슬라이드 방식은 '불안정'기자들에게 속도는 생명이다. 외부에서 급한 기사를 송고할 때 노트북을 켜는 데만 1분 넘게 걸린다면 1보는 포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취재 현장에 노트북 대신 태블릿과 전용 키보드로 기사를 송고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탭북의 기동성은 분명 매력적이다. PC를 부팅하고 인터넷 웹브라우저에 접속하기까지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배터리 최대사용시간은 5시간 정도지만, 전원을 완전히 끄지 않고 태블릿처럼 대기 상태로 두고 써도 한나절은 너끈하게 쓸 수 있었다.
저장장치로 일반 하드디스크 대신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쓰기 때문인데, SSD는 속도도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반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요즘 고성능 노트북 하드디스크 용량이 보통 1TB(1000GB)를 넘나드는 반면 탭북은 120GB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덕분에 무게도 1.2kg으로 줄어 휴대하기 좋았다. 터치화면을 지원하기 때문에 굳이 마우스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었고 전원 어댑터 무게도 180g에 불과하다. 다만 미끄러운 강화유리 부분을 손으로 들고 다니다간 자칫 놓칠 수도 있어 소형 가방이나 파우치는 필수였다. 아이패드 같은 전용 커버 케이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