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덕진동에 위치한 한전원자력연료가 핵연료 생산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단체들이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핵연료 생산시설 증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전원자력연료가 핵연료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하면서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핵연료시설 증설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대책위를 구성해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전 유성구 덕진동에 위치한 (주)한전원자력연료는 현재 제1·2공장을 가동,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공급하는 핵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수요량의 증가와 오는 2016년 말부터 아랍에미레이트(UAE)에 핵연료를 수출해야 하기에 생산량 증대를 위한 제3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가 위치한 곳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지다. 이곳에는 한전원자력연료 외에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사용하는 하나로 원자로가 설치되어 있다. 비록 '연구용'이라고는 하지만 현재도 산업용과 의료용 제품, 방사성동위원소 등을 생산하고 있어 '연구용'이라고만 할 수 없다.
또한 이곳에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위치하고 있어 전국의 병원과 연구기관, 산업체 등에서 사용하고 폐기한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이 보관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핵연료 재처리 연구시설도 준비 중에 있어 한 마디로 '핵관련시설 및 폐기물 집합소'라 부를 만하다.
실제로 이 부지에서 보관하고 있는 핵폐기물은 주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이기는 하지만 '방사성 폐기물 보관량'이 고리원자력발전소 부지에 이어 전국 2위다. 지역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이 '더 이상은 안 된다'며 반발하고 나선 이유다.
"시민 생명 위협할 수 있어, 증설계획 전면 백지화해야"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YMCA,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여성단체연합, 한살림대전생협 등 대전지역 19개 단체와 정당 등은 25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핵연료 생산시설 증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는 26일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발생 27주년이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발생한 지 2년이 지났다"며 "지금도 사고지역은 아무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었고, 수십만 명이 고향을 잃은 채 난민이 되어 비참하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이 빠르게 원전 정책을 폐기하거나 새로운 원전 건설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23기의 원전을 가동하는 세계 5위의 원전국가인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전 확대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결국 우리지역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전원자력연료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23기에 소요되는 핵연료 전량을 생산, 공급하는 업체로 원자력연구원 내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대전시민 대부분은 원자력연구원 내에 핵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그런데 이곳에서 2030년까지 핵연료 생산시설을 2배로 증설한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