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원자력연구원 비정규직 지회 강인범 조직부장.
오마이뉴스 장재완
14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강 부장은 "원자력연구원은 법과 정부지침대로라면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상시적이고 필수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도급의 형태로 사용해 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자행하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2월 말과 3월 말이 되면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 같은 부당해고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또 노조를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노조탈퇴 강요는 물론, 불법파견확인소송(노동자지위확인소송) 취하를 강요하거나 협박까지 하고 있다는 것.
노조는 원자력연구원 측이 대화요구를 계속해서 묵살하자 '불법파견환인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16일 첫 공판이 열렸다.
그런데 이날 원자력연구원 박아무개 핵연료연구개발부장이 자신의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러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탈퇴 시 반드시 서명을 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는 것이다.
노조가 공개한 이날 대화내용 녹취록에 따르면 박 부장은 "노조 탈퇴 안했어? 계속하고 있을 거야?", "자네 가입할 때 사인했지?.. 탈퇴할 때도 서명을 해야 돼요", "이 소송이 어떻게 판결될지 모르겠지만, 졌을 경우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알고 있어? 각오하고 있어", "법정에서 만나면 적과 적이야!... 여기는 공공기관이고 삼성이나 현대 같았으면 아작을 냈어. 여러 가지 카운트어텍 방법이 있지만 우리는 하나도 안 해"라는 등의 말로 노조탈퇴를 강요했다.
노조는 이 같은 박 부장의 태도가 결코 박 부장 개인의 우발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측이 이미 별도의 TF팀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고, 국내 굴지의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와 계약을 맺어 대응하고 있기 때문.
강인범 조직부장은 "150여 명에 달하는 원자력연구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 연봉의 절반밖에 안 되는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도 수년 동안 묵묵히 일해 왔다"며 "그런데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되는 일이 정부출연기관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장은 또 "비록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원자력연구원들이 직접 고용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 등 유사한 사례에서 법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원자력연구원도 정부의 방침과 사회적인 흐름에 맞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원 "우리가 고용 안 해... '부당해고' 말도 안돼"이에 대해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를 통해 "그 분들은 우리가 고용한 분들이 아니"라고 말하고 "따라서 '부당해고'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도급계약 업체가 변경되면서 연구원 측에서는 새 업체에 공문을 통해 '고용승계'를 권고했지만 이를 거부해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서는 "노조탈퇴를 강요했다는 박 아무개 부장의 발언은 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적인 발언이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판단해 사건이 일어난 이틀 뒤 곧 바로 '보직해임'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