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감자꽃
이기원
감자 닮은 강원도 사람들언제부턴가 감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순박하고 착하지만 영악하지 못해 남에게 해 끼치지 않는 강원도 사람들을 일컬어 '감자바위'라 불렀다.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말이 어떤 게 있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감자와 옥수수라고 답한다.
요즘 젊은 세대도 다르지 않다. 강원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 대학으로 진학한 제자들이 찾아와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강원도에서 왔다고 하면 심심산골 오지에서 감자만 많이 먹고 살았던 것처럼 얘기해서 속상했다고 푸념한다.
끝없는 이윤을 탐하고 무한경쟁을 추구하는 자본의 논리 앞에서 강원도라고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 재배한 감자를 수확해 먹는 사람들보다 마트에 진열된 감자를 사먹는 사람들이 이젠 강원도에도 더 많다. 그러니 서울이나 타 지방으로 진학한 애들이 억울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변하는 세상처럼 사람들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 법.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감자 이미지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직접 수확한 감자로 감자밥, 감자범벅, 감자 수제비, 감자떡 해먹고 살았던 때나 자본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이나 여전히 강원도는 변방일 뿐이니까.
감자, 변방 강원도 맛을 대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