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4월 5일 발사된 광명성2호.
연합뉴스
셋째는 중거리 미사일도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미사일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이미 1998년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 미사일 기술과 공유되는 로켓기술을 이용해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2012년 12월에는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리는 것에 성공했다. 북한의 이러한 기술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쏘아 올린 장거리로켓을 대륙간탄도 미사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기술이다. 북한이 이번에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해서 성공한다면 비로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는 셈이 된다.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로켓 발사기술과 대기권 재진입기술이 조합될 경우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기술을 확보해 미국에 대한 위협을 높이기 위해서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모두 미사일 기술과 공유되는 장거리로켓을 이용한 위성발사 시도였다. 그 첫 시도는 대포동미사일 1호 발사로 알려진 1998년 8월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 국무부는 미사일이 아니라 실패한 위성이었다고 규정했다.
그 후 북한은 2009년 4월과 2012년 4월에 추가로 위성발사를 하지만 실패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이를 '미사일 발사'로 규정했다. 북한은 2012년 12월에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아서 스페이스클럽에 아홉 번째로 가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미사일 발사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시도로 봤다.
미국 위협하는 북한의 질주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가 아닌 중거리탄도 미사일 자체에 대한 발사 실험을 한 것은 2006년 7월이다. 대포동 2호로 알려진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은 동해를 향해 발사되었는데 40초 만에 추락했다. 이 때문에 대포동 2호 발사는 실패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당국은 예외였다. 당시 실험이 미사일 발사를 원격조정하는 지휘통제시스템 실험이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원격조정 발사를 실험한 것은 지휘시스템을 미사일 발사대에서 멀리 떨어뜨려 미사일 발사 후에 있을 수 있는 보복공격에서 피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동식 발사, 미사일의 비행거리, 타격 정밀도 등을 시험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이 시험이 성공하면 북한은 본격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동안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흉내를 내왔다. 단지 겉모습만 흉내낸 것이 아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서 미국과 '맞짱' 뜨는 모습을 연출하려하는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향한 북한의 질주를 막는 게 현재 조성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길이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담담하다. 백악관은 놀랄 일이 아니라는 논평을 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대에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한 게 있다. 또 2011년부터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2016년 이전에 미국 본토를 위협할 것으로 보고 대비를 해왔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 이후 온갖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미국은 북한과 접촉을 시도할 것이다.
북한과 접촉을 하면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는 것이 김정은 체제 기반 다지지가 주요한 목적인지, 미국과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 주된 목적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기술과 핵능력이 주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협상이 필요한지 지속적인 압박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강경책·온건책보다 중요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