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11년 10월 발간, 민간에 배포한 <한미FTA로 달라지는 우리생활>.
관계부처합동
정부는 지난 2011년 10월 <한미FTA로 달라지는 우리생활>을 발간, 민간에 배포했다. FTA가 체결되면 미국산 먹거리와 생활용품 가격이 내려가고 일반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 시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그러나 실제 인하된 장바구니 가격 폭은 홍보된 내용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FTA 발효 즉시 8%의 관세가 사라지며 가격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던 아몬드 700그램(g) 가격은 1년 새 5.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대표적인 FTA 효과 품목으로 꼽았던 체리는 24%에 달하는 관세가 철폐됐지만 계절과일임을 감안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점인 5월 기준으로 보면 가격은 10.1% 내려가는데 그쳤다. 2011년 5월에는 300g 당 9900원이던 가격이 FTA 발효 후인 2012년 5월에는 8900원으로 떨어진 것.
미국산 저가 와인인 '칼로로시 레드와인'도 관세 15%가 없어졌지만 가격은 10.2% 하락했다. 밀러맥주는 2년에 걸쳐 관세가 7.5% 줄었지만 가격은 변동 없이 2150원을 지켰다. 6% 관세인하 효과를 본 오뚜기의 스위트콘도 판매가격은 그대로였다. 오뚜기 관계자는 "그동안은 옥수수 가격 상승분 때문에 반영을 못 하고 있었지만 올해 2월 1일부로 5.4% 가격을 낮췄다"고 해명했다.
관세가 2.7% 내린 미국산 쇠고기는 곡물가 인상과 국제 공급사정 탓에 되려 가격이 5.8% 올랐다. 롯데마트의 미국산 냉장 척아이롤 100g은 지난해 3월에는 2080원이었지만 올해 3월 가격은 2200원을 기록했다.
장바구니 속 한미 FTA 체면을 살려준 것은 오렌지와 주스 원액 정도였다. 10개들이 네이블 오렌지는 2012년 2월에는 1만3000원이었지만 올해 2월에는 26.9% 떨어진 9500원에 팔렸다. 관세 하락분인 25%를 소폭 넘어서는 효과다.
농심에서 원료를 미국에서 수입해 가공·판매하는 웰치스 주스도 주스 가격에서 원액이 차지하는 하락폭이 적절히 반영된 경우다. 농심은 지난해 4월 10일부터 웰치스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 가격을 8.6% 내려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