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표지힐링 열풍 대한민국에서 진짜배기 치유서를 만났다
이매진
이렇게 하 수상한 시절에 은수연의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는 진짜배기 힐링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이 책의 부제는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이다. 이 책을 읽지 않고 제목만 보고 짐작하는 것은 큰 손해다. 이 책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이가 눈물과 피를 잉크 삼아 써내려간 기록이다.
이 책의 지은이 이름은 은수연이지만 이 이름은 필명이다. 진짜 이름을 밝힐 수 없어서 그녀는 은수연이란 이름을 택했다. 만약 본명으로 이 책을 냈다면 그녀는 물론이고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어떤 풍파를 겪을지 몰라서 그런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아버지란 인간의 직업은 목사다. 그녀를 구해줄 만한 사람은 가족 중에 없었다. 그녀는 대학 1학년 때까지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은 물론이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폭력에 시달렸다. 이 와중에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임신중절 수술을 해야 했고, 고3 때 수능을 보기 전날에는 성폭행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 물론 이밖에도 이 책에는 책을 읽는 손을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폭력적인 일화가 가득하다.
그러나 저자 은수연은 이런 절망의 기록을 핏빛으로만 제시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 참혹한 핏빛 기억을 눈물로 닦아내면서, 우리에게 진정한 치유가 무엇인지, 그 치유에 글쓰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장엄하게 보여준다. 물론 그녀 혼자 이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내면의 투쟁을 거듭한 것은 아니다. YMCA 청소년쉼터라든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일하는 분들은 저자가 고통스런 감금 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치유의 글쓰기를 가르쳐 준 선생님들은 저자로 하여금 고통의 기억을 담대하게 적어나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역시 아픈 기억을 딛고 씩씩하게 일어선 것은 저자 혼자의 오롯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들었던 느낌은 매우 다채롭다. 어떻게 죽지 않고 살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런 고통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까? 나머지 가족은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학교의 교사나 경찰은 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을까? 이런 안타까운 질문을 연거푸 하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의 빛나는 통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면 왜곡된 시선을 교정하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은 큰 보람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그들은 매우 처참한 사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고, 그 상처 때문에 미치거나 자살하는 게 아니라 상처를 딛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야 할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마지막 장에서 자신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힘든 줄 모르고 힘든 시간 잘 살아준 수연아, 너 참 고맙다. 정말!"이 고마움은 독자가 저자에게 바쳐야 마땅하다. 은수연은 빛을 만나 반짝이는 눈물을 우리에게 선사해줬기 때문이다. 이 눈물이야말로 진짜배기 힐링이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
은수연 지음,
이매진, 2012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웹소설 씁니다. 문피아에 '천재 아기는 전생을 다 기억함'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힐링 열풍 그러나 진짜배기는 바로 이 책이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