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작업자들이 1일 용접을 하고 있다. 최강서열사대책위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등은 회사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관리직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출근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직영 직원들에게는 오는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정민규
발로 차기도 하고 나중에는 도로에 있던 쇠막대기로 문을 쳐서 결국 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휩쓸려서 조선소 안으로 관과 함께 들어갔습니다. 지금도 안에 있는 노조원들은 "정말이지 그 문이 열릴지는 몰랐다"고 말합니다. 공장 안에 있는 유가족은 "당시 경찰은 마치 쥐를 잡듯 우리를 몰아갔고 관마저 경찰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이 고인의 관을 빼앗아 가져갈 것이라 생각했던 유가족의 생각은 그리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닙니다. 1일 <부산일보>는 부산경찰청 관계자의 말을 빌려 경찰이 "시신을 압수할지 검찰에 문의까지 했지만 시위용품이 아니라 압수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나아가 회사는 현장에서 누구도 보지 못한 용접절단기를 이용해 시위대가 문을 열었다고 주장합니다. 현장에 오지 않았던 언론이 이 말을 듣고 쓰기 시작하고 이것이 마치 사실인 양 퍼집니다.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도 31일자 입장문에서 "(시위대가) 서문으로 이동해 미리 준비한 해머, 용접 절단기, 쇠봉 등으로 철문을 부순 후 시신이 든 관을 들고 조선소로 난입했다"며 즉각적인 공권력의 개입을 촉구합니다.
사실 워낙 확신에 차서 언론에 알리기에 저만 못 본 건 줄 알았는데 노조원 그 누구도 용접절단기를 봤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노조원들이 거짓말 하나 싶어 현장을 지휘했던 영도경찰서 경비작전계 관계자에게도 물었습니다. 본 적 없답니다.
아! 또 있습니다. 한진중공업은 직원들 퇴근을 시켜달라 했습니다. 대책위는 그러라고 했습니다. 출근도 하게 해달라 했습니다. 그래서 하라 그랬답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어제도 퇴근했고, 오늘은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아예 회사 관리자들은 밤에 회사에서 버틸 준비까지 해서 출근했습니다. 침낭을 든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퇴근하시라 해도 굳이 짐까지 싸서 다시 주말 보내러 들어오시다니… 진정한 '농성'은 어쩌면 이 분들이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정이 이런데 1일자 <중앙일보> 기사 제목은 '한진중 노조 이틀째 시신 시위 … 직원들 갇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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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시위'로 점거됐다던 한진중공업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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