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누님 영정사진.
조종안
남편과 자녀의 보살핌 속에 각종 암과 투병하던 막내 누님이 작년(2012) 12월 22일 끝내 숨을 거두었다. 경기도 평택에 살면서 2007년 봄 유방암 수술 후 경과가 좋아 자원봉사를 다니기도 했던 누님. 2009년 자궁암, 폐암 수술을 연거푸 받고도 생명에 대한 집념과 의지가 강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2009년 2월 어느 날 누님이 자궁암 수술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아침마다 쾌유를 비는 기도를 하면서 곧 완쾌될 것이라고 위로전화를 하곤 했는데 이제는 기도도 전화도 필요 없게 되었다.
6개월 전, 항암치료를 중단했다는 얘기를 듣고 '시한부 삶'을 예상했으나 22일 새벽에 걸려온 전화는 몸이 뭔가에 짓눌리는 아픔을 줬다.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했던가. 갑작스러운 바이러스 침입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예상치 못했던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 등으로 '멘탈 붕괴' 상태여서 충격이 더했는지도 모른다.
누님은 투병 중에도 "세상에는 부자로 살면서도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하는 사람이 있고, 가난해도 상대가 더 듣고 싶도록 재미있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도 저도 아니고, 남 약올리기 좋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할 정도로 낙천적이었다.
일주일을 넘기기 어려운 환자도 자신이 죽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숨을 거두기 일주일 전 동생이 운전하는 차로 형님과 함께 방문했을 때도 병색이 짙어 "만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되겠구나!"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위로도 못했다. 그러나 누님은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면서도 밝은 표정을 보여주어 마음을 더욱 아리게 했다.
24일 오전 자녀들의 오열과 가족 친지들의 애도 속에 장례를 치르고 화장을 해서 큰아들 부부가 거주하는 충북 청주의 목련공원 납골당에 유골을 모셨다. 예순일곱 살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막내 누님은 평소 독실한 불교 신자여서 스님과 신도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영정 앞에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어주었다.
소꿉동무처럼 지냈던 막내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