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자'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1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모인 사람들.
박소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김근태 앞에 설 낯이 없다"며 입을 뗐다. 손 전 대표는 "그 명령은 단지 정권을 잡으란 게 아니라 세상을 바꿔 특권과 반칙 아래 신음하는 국민을 살려내란 뜻이었다"며 "정권교체 실패에 좌절한 한진중공업 최강서 조직차장, 현대중공업 해고노동자 이운남씨 등 다섯 분이나 벌써 세상을 하직했는데, 당신은 그걸 염려한 것"이라며 절친했던 벗에게 미안해했다.
김 상임고문의 후배 장영달 전 의원 역시 "의장님을 보냈던 1년 전에는 그 숭고한 뜻을 성취하리란 마음으로 돌아섰는데 '오늘은 어찌해야 될지'하는 아득한 심정 등으로 여기 왔다"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역사의 고비에서 우리는 길을 잃었고,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선배님은 곁에 안 계시다"던 장준영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추모사 중간 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추모 행사 내내 무덤가 주변에서 눈물을 훌쩍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선거 패배를 반성하고, 야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회를 맡은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저희가 잘못했다, 단일화에 매몰 돼 국민의 고단한 삶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고,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기득권을 다 내려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10시 서울시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에서 안충석 신부는 "(대선은) 전략과 정책의 경쟁인데, 이게 없어 필패를 초래했다"며 "컨트롤 타워가 없었고, (사람들의) 손발이 맞지 않았고, 새누리당만큼의 준비가 없어 당했다"고 지적했다.
"매해가 2012년" 사랑·희망·위로를 말하며 김근태를 기억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