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천지, 물안개가 끼어 아쉽게도 보거다산의 자태를 볼 수 없었다.
박찬운
이제 드디어 여행의 종점 우루무치다. 일행은 7월 22일 투루판을 뒤로하고 180킬로미터를 달려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성도 우루무치에 도착했다. 이곳은 실크로드의 본로는 아니었기에 그와 관련된 유적은 거의 찾을 수 없다.
다만 시내에 있는 신강박물관에서 신강성 전체의 역사와 관련된 유물을 볼 수 있으며, 주변의 천산천지에서는 전설 속의 여인 서왕모를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은 신강지역의 고대 역사를 잘 말해주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출토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반드시 보아야 할 곳은 2층의 미이라실. 이곳에는 고고학적으로 유명한 누란의 미녀가 잠들어 있다. 1980년 누란고성에서 발견된 이 미라는 자연미라로 3800년의 세월을 지하에서 잠들다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 미녀의 인종적 뿌리는 동양인이 아닌 백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4천 년 전에는 신강 지역에 초원지대에서 흘러 온 일단의 백인종 사람들이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왜 갑자기 그들은 이 지역에서 사라졌는가. 역사의 수수께끼다.
천산천지는 우루무치 시내에 약 100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해발 5445미터의 보거다산의 중턱 1980미터에 자리 잡은 산정호수다. 이곳은 중국 전설의 신화 이야기에서 나오는 서왕모의 이야기가 나오는 곳이다.
서왕모가 주나라 천자와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천자가 정무에 바빠 이곳에 오지 못해 그 슬픔에 흘린 눈물로 만들어진 호수라나? 여하튼 이곳은 중국인에게는 아주 흥미로운 전설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중국 무협영화를 자주 촬영한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고 천지 한 바퀴를 돌았지만 아쉽게도 마침 내리는 비와 안개 때문에 천지 전체와 그 뒤 배경인 보거다산의 위용은 볼 수 없었다.
[여행을 마치면서] 실크로드에서 조상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