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강서교육청 누리집 게시판에 게시된 홍보글. S연구소는 <서울경제>에 게재된 기사를 링크했다.
강서교육청 갈무리
기자는 경영혁신 우수기업 선정에 대한 답변을 듣고자 지난 13일 <서울경제> 편집부로 전화를 걸어 기사를 쓴 이아무개 기자를 찾았다. 그러자 <서울경제> 편집부는 "이아무개 기자는 <서울경제> 자회사인 서울경제비즈니스 소속이고, 이 기사가 실린 B지면 역시 그곳 소관"이라며 "그곳의 일은 <서울경제> 편집부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전화를 돌려받은 <서울경제> 마케팅부 박아무개 기획부장은 "이 기자는 현재 자리에 없으니 내게 문의하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는 <오마이뉴스>의 지난 보도와 12월 13일 경찰의 수사 결과를 알려주며 '이런 곳을 우수기업으로 소개한 것을 보니, 해당 기자가 금전 등을 받고 기사화 시킨 게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박 부장은 "해당 기자가 금전을 받고 쓴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도 "광고를 받는 과정에서 S연구소로부터 보도자료를 받아 그대로 기사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해당 별지 B01면 하단에는 S연구소의 광고가 실려 있었다.
해당 기사와 광고와의 관련성은 서울경제비즈니스 광고담당 박아무개 팀장을 통해 보다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박 팀장 역시 박 부장과 마찬가지로 S연구소 기사와 광고 간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그는 "종로에 있는 광고 대행사 김아무개 부장이 광고를 받고 기사를 넣어달라고 해서 넣어준 것"이라며 "이 연구소가 그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억울해했다.
이에 '광고를 준다고 기업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싣는 게 어떻게 기사냐' '이것은 바이라인을 갖춘 만큼 기사 광고도 아니지 않느냐' 등의 질문을 던지자 박 팀장은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렇게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솔직히 안 그런 언론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라"며 "그래도 우리는 덜한 편이다, 별지에 돈 안 받고 기사 써주는 언론은 대한민국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경영혁신 우수기업' 선정의 주최는 <서울경제>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에 대해 <서울경제> 편집국 관계자는 "우리는 아무 상관도 없고,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답했다. 박 팀장은 "응모신청서는 전부 받지만, 시상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평가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 지면의 광고들은 기사화된 기업들과 관련돼 있던데, 광고비만 내면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고 기사화되는 게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박 팀장은 "기사를 먼저 싣고 나중에 광고가 들어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선후 관계가 바뀌었다고 해도 대가성은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대한민국에서 문제가 안 될 언론은 없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서울경제>는 11월 '경영혁신 우수기업' 선정 외에도 8월과 10월에 각각 '한국 품질경영 우수기업' '한국 품질혁신 우수기업'이라는 타이틀로 기업을 선정, 이를 별지 형태의 기사로 보도했다. 확인 결과 당시의 별지도 11월 21일 치 <서울경제>의 별지와 같은 레이아웃으로 구성됐다.
이 연구소는 자사 누리집에 <서울경제> 기사를 인용해 스스로를 '우수기업'으로 소개했고, 심지어 교육청 누리집에까지 이 신문 기사를 링크해 홍보 활동을 벌였다.
건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손석춘 교수는 S연구소의 '경영혁신 우수기업' 선정 보도에 관련해 "신문 시장이 날로 악화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광고, 곧 자본이 여론을 얼마나 호도할 수 있는가를 드러내 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과 같은 광고주들이 여론을 비트는 일에 견주면 작은 사례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우리 언론이 점점 불감증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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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였고, 로스쿨생이었으며, 현재 [법률사무소 이유] 변호사입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남매둥이의 '엄마'입니다. 모든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를 위한 '교육혁명'을 꿈꿉니다. 그것을 위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씁니다. (제보는 쪽지나 yoolawfir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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