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산, 사막이 이렇게 멋있을 수 있을까. 자연의 신비스런 아름다움이다.
박찬운
돈황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바로 명사산(鳴沙山)과 월아천(月牙泉)이다. 우리 일행은 7월 19일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이곳을 들렀다. 45도가 넘는 열사의 기온을 견디면서 절경을 즐길 수는 없어 일부러 저녁 시간을 택한 것이다.
오후 8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대낮 같다. 참고로 중국은 전국이 북경 시간을 쓰고 있다. 그래서 돈황 부근에 가면 두어 시간의 시차가 있어야 함에도 같은 시간을 쓰니 늦은 저녁 시간도 훤한 대낮이다. 덕분에 우리 일행은 조금 기온이 떨어진 저녁 시간에 이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명사산은 돈황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사막이다. 저 멀리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이곳에 와 멈춘 다음 수만 년 동안 시간을 보내며 사막을 만들어 냈다. 동서 40킬로미터, 남북 20여 킬로미터, 해발 1715미터의 사막 산으로 바람이 불 때 소리가 난다고 하여 명사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월아천은 바로 명사산 아래에 있는 남북 방향으로 길이 100여 미터, 동서향으로 약 25미터(월아천의 규모에 대해서는 자료마다 다르다. 아마도 이것은 시간이 가면서 월아천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깊이 2미터의 초승달 모양의 호수다.
명사산에서 월아천을 내려다보면 사막의 오아시스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십여 년 전 내가 실크로드 여행 꿈을 꿀 때 당시 두 번이나 돈황에 다녀오신 최영도 변호사님이 이곳의 풍경을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내가 본 경치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돈황의 명사산었다네." "나는 (그 아름다움을) 말로 설명할 수 없네. 그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직접 가서 보고 느껴야지, 그 아름다움을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네." 그러고 보니 내가 오래전부터 실크로드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것은 최 변호사님의 이런 말씀 덕에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