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나머지 비밀스러워 보이는 숲의 다른 이름 곶자왈
김종성
제주의 올레길이 5년 만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스무 개가 넘는 올레길에는 바닷길, 포구길, 마을길, 숲길, 오름길 등이 있다. 누군가 내게 걸었던 제주의 길 중 가장 좋았던 길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길을 말할 수 있다.
이름도 생경한 곶자왈이 그곳.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이라는 뜻의 제주이름이다. 화산섬 제주도의 형성 과정에서 생긴 독특하고 울창한 숲을 말한다(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자왈'을 결합한 제주 고유어다).
곶자왈은 북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열대 북방계 식물과 남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한대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유지하는 곶자왈은 그래서 '제주의 허파'라고도 불린다.
제주의 곶자왈은 크게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 애월 곶자왈 지대, 조천~함덕 곶자왈 지대, 구좌~성산 곶자왈 지대 등 네 곳이 있다. 모두 독특한 특징을 갖추고 있는데 이 중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자 올레 11코스, 14-1코스에도 있는 무릉 곶자왈을 걸어 보았다.
이곳은 제주의 여러 곶자왈 가운데 가장 긴 숲길이며, 2008년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