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단일화 이틀 후인 25일 광주 양동시장. 광주/전남 최대의 재래시장인 이곳은 지난 8일 당시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찾아 지지를 호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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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일화? 고개 '절레'"솔직히 이건 단일화가 아니제."광주 최대 재래시장인 양동시장(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지난 8일 찾은 곳이다). 이곳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김민수(34)씨는 안 후보의 사퇴와 단일화를 두고 냉소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안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에서 '단일 후보는 문재인'이라고 말은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떠밀려 사퇴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결코 좋은 그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강한 표현은 아니더라도 이날 만난 거의 모든 광주 시민들은 소위 '아름다운 단일화'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존 지지 후보, 연령, 성별과 상관없이 공통된 반응이었다.
같은 시장에서 이불집을 운영하는 윤해수(60)씨와 손님 이순심(80, 광주시 서구)씨도 "아따, (단일화 모습이) 이뻐 보이진 않더라고"라며 입을 모았다. 무등산 증심사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조광훈(48)씨 역시 "결과적으로 잘 되긴 했지만, 좀 다른 방식이었으면 어땠을까 한다"며 "합의를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안 후보의 사퇴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만큼의 컨벤션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다음날인 24일, SBS의 여론조사(TNS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응답률 12.3%, 95% 신뢰 수준에 허용오차 ±3.1%p) 발표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 전 43.9%(17일,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단일화 후 37.6%(24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박근혜 후보(17일 47.5%→24일 43.4%)와의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51.8%가 문 후보를 지지했고 24.2%는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지지후보 답변을 유보한 비율은 22.5%였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2년 단일화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던 때와 비교하면, (올해) 단일화 직후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 효과는 대단히 미미한 것"이라며 "(문재인-안철수가) 함께 손잡으며 끝나지 못한 2012년 단일화의 한계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