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밝음에 나아가다, 풍류 현묘지도’라는 제목으로 ‘개천대제’로도 불리는 스물여섯 번째 천제가 열렸다.
김종길
근래 청학동을 자주 오게 됐다. 올해만 해도 벌써 몇 번째인가. 이상향이니, 도인촌이니 이런 말들보다 그저 아는 이 찾아 발길 닿는 대로 오다보니 그렇게 됐다. 훈장 선생님처럼 수염이 멋진 청학동 할아버지는 오늘도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여 엿을 팔고 있었다.
천제가 열리는 삼성궁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현금이 없어 입장료 3만 원을 행사 주최자인 김원주 화백이 대신 내는 번거로움이 있은 뒤에야 도복을 챙겨들고 삼성궁에 들어설 수 있었다. 김 화백은 곧 있을 행사 진행 준비로 바삐 갔고 대전에서 온 지인과 오랜만에 해후를 하며 식사를 함께했다.
오후 1시, 식당 앞마당이 소란해졌다. 전국 각지에서 온 도인들과 구경 온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잠시 후 '열린 하늘 큰 굿' 천제의 시작을 알리면서 첫 번째 마당이 시작됐다. '밝음에 나아가다, 풍류 현묘지도'라는 제목으로, '개천대제'로도 불리는 천제는 이번이 스물여섯 번째다. 이번 행사는 극단 '맥'을 이끌었던 한풀선사가 선암문화재단 이사장의 직분으로 마고예술단을 창단하고 총감독까지 맡았다고 한다. 예술 감독은 '이영숙 人(인)무용단' 대표인 이우주씨, 미술감독은 김원주 화백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