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정당선거 투표 결과 실업률과 고령인구분포가 높은 북서부에서 노동당의 표가 압도적이다. 파란색 - 노동당, 붉은색 - 사회민주당 ,초록색 - 조국연맹-리투아니아 기독민주당,노란색 - 질서정의당 (지도 제작 UAB 'HNIT-BALTIC', Esri ArcGIS Online technologija의 허락하에 사용된 지도임)
지도제작 UAB 'HNIT-BALTIC'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정치적 멘붕' 상태에 빠뜨린 것은 바로 1차 선거 개표결과였다. 국민들은 노동당이 정당투표 결과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듣고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다.
리투아니아의 노동당은 러시아에서 태어나 1991년 귀화한 빅토르 우스파스키흐(Viktoras Uspaskich)가 2003년에 설립한 정당이다. 우스파스키흐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비롯하여 식품가공업, 가축사료사업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둬 어마어마한 부를 모은 사업가다.
발트3국은 과거 소련과의 관계 때문에 러시아에서 이주해온 후손들이 많다. 따라서 러시아인이라는 개인적 배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우스파스키흐가 리투아니아로 귀화한 상태해서 리투아니아식 이름인 '빅토라스 우스파스키하스(Viktoras Uspaskichas)' 대신 러시아식 이름인 우스파스키흐를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 말하자면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인이 여전히 일본이름을 지니고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또 있다. 우스파스키흐의 노동당은 정당 발족 직후인 2004년 총선에서 39석을 얻어 원내 1당으로 급부상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노동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구성되었으며, 우스파스키흐 자신은 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채 일년도 지나지 않아 그는 경제부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정부 구성도 와해됐다.
그는 정치자금을 개인명목으로 빼돌리기 위해 이중장부를 사용한 것이 드러나 경제부 장관을 사임한 직후 친척의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핑계로 러시아로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를 체포하기 위해서 인터폴 등 국제경찰조직이 동원되었으나 그는 정작 러시아로의 망명을 신청하고 러시아에서 "리투아니아 내 정치인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정치적 염문을 뿌리고 다니기도 했다.
2007년 리투아니아로 돌아온 후 체포된 그는 가택구금 상태에 놓였지만, 그 해 다시 정치로의 귀환을 시도했고, 마침내 다시 노동당의 당수로 임명되었다. 현재까지 그의 공금횡령과 이중장부 의혹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직 정확한 판결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당 대표가 이끄는 정당이 다시 여당이 된 데에 대해 대다수의 리투아니아인들이 충격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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