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그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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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텔레토비>의 내용은 간단했다. 청와대 '앰비'(김원해 분), 민주통합당 '문제니'(김민교 분), 새누리당 '또'(김슬기 분), '안쳤어'(이상훈 분), 통합진보당 '구라돌이'(정명옥 분) 등이 등장해 현재 대선정국을 신랄하고 통쾌하게 풍자했다.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인 또와 문제니, 매번 간만 보다가 문제니와 짝을 이룬 안쳤어, 한때 내부의 적과 싸우더니 요즘에는 자기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구라돌이, 그리고 이젠 있는 듯 없는 듯 잠수타면서 은근슬쩍 또를 도와주는 앰비까지 어쩜 그렇게 맛깔나게 현 정국을 뒤트는지.
지금까지 텔레토비들이 했던 대사들을 한 번 곱씹어 보자.
"구라돌이가 반장선거 나간다는데 아무도 신경을 안 써요."(성우, 1회)"또는 참 효녀예요. 잘하면 5월16일이 국경일이 될지도 모르겠어요."(성우, 2회)"어릴 때 가정환경이 안 좋은 건 이해하겠는데....후달리세요?....가서 꼬리나 자르세요."(안쳤어, 3회)"앰비는 오늘도 레임덕과 함께 재미있게 놀고 있네요."(성우), "무료로 백신 다운 해주는 거 하더니 다운계약서에, 논문도 다운 받아 베껴쓰고, 지지율도 다운되고, 완전히 넉다운 됐어요."(또, 4회) "혹시 내 창 못 봤니? 소나무랑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창인데. 어, 안쳤어가 내 창을 훔쳐갔어."(문제니), "난 창이 날아오기에 잡은 것뿐이라고요."(안쳤어, 5회)"넌 니 친구 정수나 신경 써. 니 아버지가 지원해주던 장학생 정수랑 사귀었잖아."(문제니, 6회)
"반장선거 투표 시간을 연장하라."(문제니), "맞아요. 주번은 투표할 시간도 없어요."(안쳤어, 7회)
정말이지, 이 얼마나 촌철살인의 멘트들인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심지어 적절한 욕까지 섞어가주며 대변해주는 텔레토비들.
그러나 <여의도 텔레토비> 최고의 백미는 역시 7회였다. 7회는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이 국감에서 박근혜 후보로 등장하는 '또'가 유독 욕을 많이 하고 안철수 후보로 등장하는 '안쳤어'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 뒤 만들어졌는데, 제작진은 이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이 상황을 한 번 더 비틂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왜 분량이 없어지냐고, 할 말 많다고 항의하는 '또'에게 "너 때문에 우리가 다 잘리게 생겼거든, 무서워서"라고 말하는 성우라니.
이는 결국 최소한 대선 전까지 <여의도 텔레토비>의 정치풍자가 계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말 아닐까? 비록 프로그램은 현재 '방송언어 위반' 및 '후보자 품위손상' 등으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에 올라가 있지만 이는 7회처럼 가볍게 털고 가면 그만이다. 검열과 제재 자체를 하나의 웃음거리로 승화시키는 것이 풍자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강력한 힘 아니던가.
따라서 지금과 같은 검열 및 제재는 오히려 프로그램의 확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의 시비는 케이블이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던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노이지 마케팅이 될 것이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새누리당의 발끈 대응에 관한 뉴스 때문에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던 바, 새누리당이 타박하면 타박할수록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왜 새누리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