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래서는 대의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투표시간연장, 투표연령하향, 사전투표제 등이 적극 검토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행수(원자료 - 중앙 선관위)
투표 시간 연장을 포함한 투표율 높이기가 이번 대선의 쟁점이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등 야권은 일제히 투표 시간 연장을 주장하고 나섰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만 반대하고 있다.
투표시간 연장 거부하는 이정현 공보단장의 '황당 논리'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압도적으로 투표시간 연장을 찬성하고 있지만 박근혜 후보의 입으로 불리는 이정현 공보단장은 "시골엔 가로등이 없어 투표시간 연장은 안 된다"고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그렇게 국민 안전을 걱정하는 정당이 여고생 밤10시까지 야간자습하는 건 왜 그냥 두나?"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도 "투표시간 2시간 연장에 100억이 드는데 그만큼 가치가 있는지..."라며 투표연장에 대해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100억도 비용도 논란이 많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계에 따르면 36억 정도의 비용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러니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정당 보조금 안 받을 테니 투표시간 연장하자" 혹은 "무상급식 반대를 위하여 투표하자고 180억 들인 당이 무슨 자격으로?"라는 비난에 새누리당은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정말 비용이 문제라면 투표시간 2시간 연장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재외국민투표 제도에 대해서 새누리당이 왜 적극 환영하는지 설명이 안 된다.
OECD 주요 국가 중 우리나라가 투표 시간이 짧다는 것이 드러나 새누리당의 변명은 더욱 궁색하게 되었다. 오후 6시에 마감하는 우리와 달리 대부분의 국가들이 오후 7시~8시, 심지어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등은 오후 10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다.
또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세계에서 투표일을 공휴일로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오마이뉴스>가 세계 각국의 대사관과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하여 확인한 결과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일요일이나 토요일 등 휴일에 선거를 실시하고 있고, 필리핀, 대만, 이스라엘 등도 우리처럼 선거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방제 국가인 미국의 일부 주들은 투표일을 주 공휴일(State holiday)로 지정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은 애초 민주당이 도저히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후보 사퇴시 선거 지원금 반납(이른바 먹튀방지법)'을 이 투표시간 연장과 함께 처리하자는 입장이었다가 문재인 후보가 이를 전격 수용하자 "이정현 공보단장 개인의견" 이었으며, "같이 논의하자는 정도였다"고 발뺌을 해 "정치가 장난이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율은 국민의 민의가 반영되는 척도 중의 하나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나라 중 하나다. 이번 투표마감시간 연장 논의를 투표율 제고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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