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시민기자
박현진
- 자기소개부터 간단히."책, 야구, 술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렇게 대답해주더라. '넌 책을 좋아해서 말수는 줄고 또 고루해졌어. 야구를 좋아해서 시즌 중엔 저녁 6시부터 9시까진 중계방송에 코를 박아. 몸집은 술 때문에 불었고.' 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일 거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 중이고, 기자를 희망한다. 3학년까지 마치고, 지금은 휴학 중이다."
- 회원가입은 지난해에 했는데, 기사는 올 가을부터 쓰기 시작했다. 기사를 써야겠다 마음먹게 된 계기는?"기사를 쓰고 싶었다. 학교 다니면서 신문동아리에 참여했는데, 활동이 중단돼서 기사 쓸 기회가 없었다. 내가 쓴 글을 사람들에게 내놓았을 때,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쉽지가 않았다. 막막했다. 뭘 써야 할지 감조차 안 오는 상황이어서, 고민만 하다가 그쳤다.
올 초부터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오마이뉴스> 인턴기자 출신 김경훈·이규정 시민기자를 알게 됐다. 같이 술을 마시다가 물었다. '형들은 처음에 기사 쓰는 거, 어떻게 시작했어요? 난 엄두가 안 나던데.' 대답이 간단했다. '너 책 많이 읽잖아. 서평 써봐.'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 혹시 독자들의 반응 때문에 상처받은 경우는 없는지. 아니면 반대로 힘이 된 경우는 없는지."내 글에 반응이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니까. 원체 무덤덤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상처받을 만한 반응도 없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반응은 있다. 두 번째 서평에서 다룬 책이 <자본론을 읽어야 할 시간>인데, 자본론 연구자인 송태경씨가 자신의 트위터와 블로그에 '괜찮은 서평'이라고 추천해줬다(
<목숨 잃은 쌍용차 해고자들... '자본론'의 예언>.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의 칭찬이니, 자신감이 좀 생겼다."
- 지금까지 쓴 기사가 모두 메인면에 배치되었다. 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하고 '오마이뉴스 스타일'을 파악하기까지 어느 정도 '생나무 시절'을 보내는 사람도 많은데, 스스로 생각하는 비결은?"서평기사를 쓰기로 결정한 다음에, 다른 분들이 쓴 글을 차근차근 읽어봤다. '오마이뉴스 스타일'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겠더라. 지금도 새로 올라온 서평기사는 대부분 읽는다. 앞서 언급한 두 형의 조언도 주효했다. 특히 경훈이 형이 도움을 많이 줬다. 처음 세 꼭지의 서평기사는 꼼꼼히 읽고, 빼곡하게 의견까지 덧붙여줬다. 밥 사기로 했는데, 맛있는 걸로 사야겠다."
- 보통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나 읽나? 어떻게 짬을 내서 그렇게 부지런히 읽고 쓰는지 궁금하다."일 주일에 두세 권은 읽는다.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경우까지 포함해서. 전철을 탔을 때, 자기 전에 누워서 등 그냥 틈이 나면 책을 손에 잡는다. 어디를 가도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다닌다. 책을 토막토막 읽는 일에 익숙해지니까, 점점 읽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같다.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책, 좀 딱딱하고 불편한 책들을 주로 다뤘다.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서평은 그 책을 통해서 얻은 '사유'를 내놓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고민할 여지가 많은 책들을 선정하게 되더라. 또 서평기사도 '기사'이기 때문에 현실문제에 닿아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시사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도 이유일 거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한 명의 시민으로서 위기를 느끼기도 했다.
특히 이어지는 언론사 파업, 공영방송에 대한 측근인사 등 언론분야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긴다. 민언련에 가입한 이유도 그 때문이고. 언론분야가 아니더라도 내가 책을 통해서 얻은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싶었다. 평소에는 문학작품도 많이 읽는 편이다."
불편한 책만 읽는다? "현 정권 들어 시민으로서 위기 느꼈다"- 다른 형식의 기사를 써보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직접 취재한 기사를 써보고 싶다. 다만 서평기사가 현재로서는 '가장 충실할 수 있는 글'이라 여겨져서 서평기사만 쓴다.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겠다."
- 정치사회적 쟁점에 대한 감각이 상당히 잘 발달돼 있는 것 같다. 민언련 말고 더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있나?"민언련에서 신문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고, 우연한 계기로 청소년 문제에도 생각이 닿아서 6월부터는 탈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야학에서 교사 활동도 시작했다. 두 곳 모두, 책이나 학교에는 없던 배움을 주더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기사를 쓰는 데 있어서 자신이 가진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주변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있다. '더 짧고, 쉽고, 분명한 문장을 써라.'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도 비슷한 조언을 하더라. 앞으로 기사를 쓰면서 고쳐나가야 할 숙제다. 고 송건호 선생께서 쓰신 <신문과 진실>이라는 글이 있다. 중학교 3학년 교과서에 실렸을 만큼 쉽고 분명한 글이다. 그럼에도 언론의 최우선 가치인 진실의 중요성, 바른 언론인의 자세를 깊이 전달한다. 그런 글을 쓰는 것이 목표다."
- 다른 시민기자 가운데 '가장 배울 것이 많다' 싶은 기자가 있나?"나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이끌어준(?) 김경훈·이규정 기자에게 많이 배운다. 똑같이 직업기자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나보다 한 걸음 앞서 있기도 하다. 매주 만나서 술도 한잔씩 하는 사람들이니 의지도 많이 된다. 기사 쓰는 것만이 아니더라도 형으로서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다."
-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 꼭 얻고 싶은 '구체적인 한 가지'를 꼽자면? "직업기자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꾸준히 기사를 쓰고 싶다. 그리고 김경훈·이규정 두 형들이 <오마이뉴스>에서 '이달의 뉴스게릴라'를 받았던데, 그건 욕심내봐야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오마이뉴스>는 광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민이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 나도 그 언저리에 참여할 수 있어서 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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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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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이 받은 '이달의 뉴스게릴라'상, 욕심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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