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은 일본의 탈원전 활동가인 다나카, 마사코, 치히로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녹색당
다나카 미쓰히코씨는 히타치 계열의 회사에서 원자로 설계업무를 하다 1977년에 퇴직해서 자연과학 계통의 책을 번역하며 살았다. 그러던 그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를 보면서 반핵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작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일본 국회가 특별법(후쿠시마사고조사위원회법)을 제정하여 설치한 후쿠시마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조사위원 10명 중에서 핵발전에 반대하는 입장에 선 3명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반핵활동을 해 온 원자력정보자료실의 두 사람(사와미 마사코, 카미사와 치히로)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다음은 다나카씨를 비롯한 마사코, 치히로와 함께 나눈 문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 바뀐 것이 있다면?"후쿠시마 이전에는 핵발전에 한해서는 일본과 한국이 비슷했다.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상대해주지를 않았다. 그러나 사고 이후 일본은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핵발전을 중단하자고 하면 '바보'라고 했으나, 지금은 핵발전을 하자고 하면 '바보'라고 한다. 일본 국민의 70~80%가 핵발전에 반대한다.
후쿠시마 사고지역에 한번 가 보면, 커튼이 쳐져 있는 채로 집은 텅 비어있고, 사람이 타지 않는 새 차도 그대로 서 있는 풍경이 몇 킬로 미터 이상 계속된다. 한마디로 유령마을이다. 엄청나게 넓은 땅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되었다. 핵발전 추진하자는 사람이 있으면, 후쿠시마로 보내서 보게 해야 한다.
도쿄도 안전하지 않다. 도쿄의 방사능 수치는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도쿄에 오면 가벼운 피폭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후쿠시마만큼은 아니지만.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방사능측정기를 들고 다니게 된 것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주변의 방사능을 늘 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먹을거리이다. 이 채소는 어디서 왔는지, 이 물고기는 어디서 온 것인지를 늘 의식하며 살게 되었다. 이것이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현실이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의 생각은 변했다. 더 이상 핵발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이다. 그런데 한국을 보면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