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이전 번들 이어폰인 '이어버드'와 새 번들 이어폰 '이어팟'의 주파수 응답특성 측정값. 녹색이 이어버드, 파란색이 이어팟의 평균값이다. 전반적으로 기능이 개선된 가운데 저음 출력능력이 특히 향상된 것을 알수 있다.
골든이어스
주파수 응답특성 측정치에 따르면 '이어팟'은 '이어버드'에 비해 상당히 향상된 음질을 자랑한다. 특히 저음이 풍부해졌다. 위 그래프를 보면 빨강, 파랑, 보라가 '이어팟', 초록은 '이어버드'다. 빨강은 '이어팟'이 귀에 딱 맞는 경우, 보라는 좀 헐겁게 맞는 경우다. 가장 헐겁게 맞는 경우라도 '이어버드'보다는 준수한 수준의 저음을 내 준다. '쿵쿵'거리는 저음이 아니라 부드럽고 뭉툭한 느낌의 저음이다.
그렇다면 LG '쿼트비트'와의 비교는 어떨까. 소리를 재생해내는 기기적인 능력은 쿼트비트가 훨씬 앞선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 선호도는 그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착용감이나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으로서의 효용 등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쿼트비트'가 채택하고 있는 인이어 방식은 귀 구멍을 거의 막기 때문에 이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착용하기 어렵다. 또한 말하는 순간에도 자기 목소리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통화시 불필요하게 큰 소리로 주변에 피해를 주기 쉽다.
물론 음악감상용 이어폰을 꼽으라면 당연히 '쿼트비트'를 추천한다. 두 제품은 가격차이도 좀 나는 편이다. '이어팟'은 4만 원에 판매되고 있고, '쿼트비트'는 가격이 1만 8000원이지만 지금은 품절이라 구할 수 없다.
진화 거듭하는 성의있는 '사은품', 소비자는 반갑다두 이어폰을 비교하면서 기자는 2011년 출시됐던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아트릭스'를 떠올렸다. 멀쩡히 사용하는 도중에 갑자기 꺼지는 현상을 보이는 불량품이 많아 사용자들 사이에서 '아트레기'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스마트폰이다.
이런 치명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저가형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번들 이어폰을 이유로 '아트릭스'를 구매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모토로라는 이 스마트폰을 사면 'EH20'이라는 준수한 성능의 인이어 방식 이어폰을 끼워줬기 때문이다.
당시 이 이어폰의 가격은 약 5만 원. 구매한 기기가 불량품이라 교체를 한다 하더라도 아트릭스를 구매한다는 것은 5만원 싸게 스마트폰을 사는 셈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기자도 같은 이유로 어머니의 스마트폰을 이걸로 사 드렸다. 물론 자전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 이어폰은 따로 챙겼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제품을 만나는 일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성의있게 만들어진 '사은품'이 구매를 즐겁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LG와 애플의 새 번들 이어폰은 대체로 이 두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하는 제품들이다.
번들 이어폰은 스마트폰의 작은 부분이지만 그런 사소한 지점에 쏟아지는 기업의 노력에 소비자는 감동하는 법이다. 애플과 LG의 새 번들 이어폰들이 10월부터 국내 LTE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스마트폰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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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애플의 '우월한' 번들이어폰... 삼성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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