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산본동 철쭉동산 주변에 설치된 '김연아 조형물' 앞에는 작품과 작가의 이름이 없다. 대신 작은 판넬이 서 있다.
조호진
"군포시가 조형물을 제작할 때
김연아 선수를 닮지 않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김연아 조형물을 제작한 조각가 권아무개(47)씨는 기자에게 최근 이렇게 밝혔다. 군포시가 5억짜리 김연아 조형물을 제작하면서 당사자나 소속사의 동의를 얻지 못하자 편법으로 조형물을 제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한 부분이다. 결국 산본동에 들어선 동상은 김연아 선수이긴 한데 김연아와 별로 닮지 않은 정체불명의 조형물이 됐다.
이에 대해 당시 김연아 조형물 사업 책임자였던 군포시 관계자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연아 선수를 닮지 않게 동상을 만들어달라고 했다는 권씨 주장에 대해) 표현을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조형물의 내용은 김연아 선수이지만 사업의 본래 취지는 군포를 피겨도시로 표현하려고 한 것"이라고 애매하게 해명했다.
한편 현재 김연아 조형물을 담당하고 있는 군포시 관계자는 "올댓스포츠의 보도자료 발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기자가 김연아 동상 비리 의혹에 대한 군포시의 대책을 묻자 "감사원에서 자료요구가 있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향후 대책과 관련해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군포시가 산본동 철쭉동산에 설치한 '김연아 조형물'에는 작품과 작가의 이름이 없다. 김연아 조형물을 낙찰, 시공한 업체는 금속창호 면허를 가진 소규모 업체이다. 조각가들은 5억이면 세계적인 조각가에게 작품을 의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5억2000만 원짜리 김연아 조형물을 설명하는 것은 작은 판넬이다. 작은 판넬에는 조형물에 대한 설명과 김연아 선수에 대한 소개가 있을 뿐이다. 좌측에는 조형물에 대한 소개 오른쪽에는 김연아 선수의 주요대회 입상 및 수상경력이 새겨져 있다. 다음은 판넬에 새겨진 조형물에 대한 설명이다.
"본 조형물은 군포의 자랑이며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피겨 퀸 김연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조형물 중간의 원형구조는 세계를 누비며 대한민국을 빛낸 김연아 선수의 피나는 노력이 점철된 빙판을 표현한 것이며, 상단은 김연아 선수의 대표적 연기 중 스파이럴 포즈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본 조형물이 위치한 이곳 맞은 편에는 김연아 선수의 모교인 신흥초등학교와 도장중학교, 그리고 철쭉동산 뒤편에 수리고등학교가 있어 김연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곳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