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혈세 5억2000만원을 들여서 설치된 김연아 조형물이 혈세낭비 사업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호진
군포시는 2009년 8월 김연아 조형물 실시설계를 수의계약 형식으로 4500만 원에 용역을 줬다. 설계를 맡은 N사는 경관조명 설계업체이고, 디자인을 맡은 S사는 조명 디자인 업체다. 금속조형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 여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다.
그래서 S대 시간강사였던 조각가 권아무개(47)씨가 이 사업에 참여했다. 권씨는 15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N사가 일감(조형물)을 준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군포시는 김연아 조형물 실시설계 용역에 참여한 권씨를 마스터 플래너(MP, 총괄계획가)로 위촉했다. 권씨는 김연아 조형물 사업의 총연출자인 셈이다.
군포시는 권씨가 주도한 실시설계를 납품받아서 2010년 4월 13일 김연아 조형물(공사명-철쭉동산 경관조성 조형물 설치공사) 입찰을 공고했다. 김연아 조형물 설치 공사는 4억900만 원을 써낸 J사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취재 결과 J사는 공장도 없이 10평 남짓한 사무실 하나로 운영하며, 방음벽, 울타리, 가드레일 등을 주로 시공하는 소규모 금속창호업체였다.
J사는 군포시로부터 4억1200만 원(추가공사비 400만 원 포함)의 시공비를 받았다. J사는 김연아 조형물의 핵심인 '지구형상'과 '김연아 동상' 설치를 마스터 플래너인 권씨에게 1억6000만 원에 넘겨주었다.
이와 관련 군포비리대책위 관계자는 지난 14일 "J사가 시공한 것은 터파기와 원형기둥뿐으로 시공비는 2000만 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J사는 아무리 못해도 1억 원 이상의 이윤을 남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J사 대표는 지난 12일 "(김연아 조형물을) 낙찰받고는 로또에 당첨됐다고 좋아했지만 (정산을 마친 지금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졌다"면서 "(시공을 하면서) 속상한 적이 많아 술을 많이 마셨다. (기자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내막 2] 다른 업체 배제하려고 '황당 설계'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