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내부 모습.
김지현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아르바이트 시급이었지만,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내 생활비는 전적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의존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편의점의 노예가 되었다. 학교에 가는 횟수보다 편의점에 가는 횟수가 많았고, 평상복 입는 시간과 알바 유니폼을 입는 시간이 비슷했다. 아니 오히려 유니폼을 입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편의점은 야간에 시급을 더 주기 때문에 야간 알바를 주로 했는데, 수업과제나 공부는 거의 대부분 편의점에서 해야 했다. 일 자체가 힘들지는 않았지만, 잠을 못 자는 게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오후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일을 하는 데 다음날에 1교시가 있는 날이면 집 에 가서 씻고 준비해서 바로 수업을 들으러 가야했다.
수업도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성적은 만족할 만큼 나오지 못했다. 물론 성적장학금을 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성적장학금은 대학에 들어올 때 나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실망감이 컸다.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장학금을 받아야 했다.
반가웠던 '국가장학금', 고맙다고 하기엔...슬퍼할 틈도 없이, 내가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혹시라도 없을까 찾아봤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 있었다. 그런데 공지도 제대로 안 돼 있을 뿐더러 필요한 서류가 너무 많았다. 집이 지방인 난, 서류준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자취생이 등본이나 소득증명서를 들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우여곡절 끝에 장학금을 받긴 했지만 25%정도의 장학금이었고 등록금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면서 높은 등록금에 더욱더 불만이 생기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알바하면서 고생하는 것 또한 등록금이 싸지면 해결될 것인데, 지금까지 내가 고생한 것에 분노가 치밀었다. 올해 들어서면서 우리학교는 '등록금 2% 인하와 장학금 3% 확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한 학기 수업일수를 16주에서 15주로 줄였다. 이 무슨 치사한 짓인가.
학생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 좋다. 한 주를 줄인다고 하자. 그럼 수업일수가 6.25% 줄어든 만큼 수업료도 6.25%낮춰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장학금도 말로는 3%확충이지만 3%늘려 봤자 얼마나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날지 가늠하기 힘들다.